천연가스가격 바닥? ETF 투자 북새통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09.07.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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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43% 하락세를 기록한 미국의 최대 천연가스 상장지수펀드(ETF) 미국천연가스펀드(United States Natural Gas Fund, USNGF)가 오는 겨울까지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천연가스 가격이 거의 바닥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2주전 USNGF가 증자한 모든 지분 매입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등의 ETF를 매입하던 투자자들이 천연가스 가격도 결국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천연가스 ETF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



2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USNGF는 지난 5월 6일 3억주 신주를 발행, 총 발행 주식 규모를 3억4740만주로 늘렸으며, 증자한 지분은 지난 7일 모두 팔려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46억달러 규모 USNGF는 미국상품펀드(Unitied States Commodity Fund, USCF)라는 회사가 운용하고 있다.



USCF는 USNGF가 예상외로 큰 인기를 끌자 10억주의 추가 판매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해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존 하이랜드 USNGF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처럼 인기가 많을 줄 알았으면 3억주 이상의 주식을 발행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랜드는 "투자자들은 천연가스가 싸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ETF를 매수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100만BTU당 7~8달러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USNGF ETF 하락세가 올 겨울까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테리 비스워너스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상품 연구 책임자는 "USNGF는 사상 최대 규모로 쌓인 천연가스 재고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앞으로도 실제 천연가스 가격보다 더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톰 오르 위든앤코(Weeden & Co) 리서치 센터장은 "천연가스 가격이 부진했음에도 USNGF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매우 놀라울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주요 원자재 가운데 최악의 수익률을 달성한 천연가스 가격이 다음달 100만BTU당 3달러 밑으로 떨어진 후 4분기에는 다시 4달러 선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17일 100만 BTU당 3.669달러를 기록했다.

USNGF의 이 같은 인기는 상품 관련 펀드의 인기를 등에 업은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1~5월 상품 관련 ETF에만 총 169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최근들어 ETF 등 상품 투기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타나자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최근 상품 시장의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에너지 실소비자들로 구성된 미국산업에너지소비자협회(IECA)도 증권거래위원회에 USNGF의 추가 지분 발행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IECA는 USNGF가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천연가스 투기에 나설 경우 천연가스 가격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이 USNGF를 지분을 매입하면 천연가스 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지난 6월 천연가스 가격은 유가와 비교해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천연가스 가격은 올들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5% 하락했다. USNGF에 비해서는 8%포인트 덜 떨어진 것이다. 투자자들은 천연가스 하락세가 지나치다고 보고 ETF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천연가스 재고는 지난 10일 기준, 전주보다 900억큐빅피트 증가한 2조8860억큐빅피트를 기록했다. 1994년 기록을 집계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는 기업들의 생산이 위축되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올들어 13%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비스워너스는 10월 말까지 재고가 사상 최고를 거듭 경신할 것이며, 이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내년 1분기까지 상승세로 돌아서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1분기에 가서야 천연가스 수요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 자비스 캡록리스크매니지먼트 사장은 "천연가스 가격은 내년 1분기 100만 BTU당 5.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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