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계의 큰 별들이 잇따라 지면서 국민들을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DJ)마저 속세의 무거운 짐을 벗고 안식의 길로 들어섰다. 불과 석달 사이에 두 명의 큰 별을 잃은 국민들의 눈물만이 두 전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다.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껴서였을까. DJ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정치적 행보를 넓히는 모습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내 몸의 절반이 무너진 것 같다"며 DJ-노무현 세력 결집의 불씨를 제공했다.
자신이 평생을 걸었던 민주화가 뒷걸음 칠 것 같은 위기의식과 정치적 반려자인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DJ의 적극적인 행보를 이끌었다.
결국 DJ는 폐렴으로 지난달 13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고, 같은 달 15일 오후 1시쯤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폐렴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집중치료를 받기 위해서였다. 또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에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이후에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지난달 16일부터 인공호흡기에 의지했다. 그러나 합병증의 하나인 폐경색증으로 병세가 급격하게 악화됐다. 특히 지난 9일부터 위독한 상태에 빠졌으며 혈압 상승제 등 각종 약물을 투여해 생명을 연장해 왔다. 하지만 이미 폐가 많이 손상됐고, 고령에 지병 등으로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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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 전 대통령을 위해 써 놓기만 하고 읽지 못했던 추도사 중 "저승이 있다면 거기서도 기어이 만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던 DJ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힘든 발걸음을 서둘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