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합성선물에 휘둘린 증시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7.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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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거래펀드들 변화에 옵션만기일 예상밖 '쇼크'

옵션만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지난 6월 말과 달리 7월 들어 상승세가 두드러진 증시의 분위기는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합성선물의 급격한 변화로 이어지면서 만기충격을 유도했다.

7월 옵션만기일인 9일 코스피지수는 장마감 동시호가에서 쏟아진 1227억원의 프로그램 순매도에 10분간 5.5포인트(0.39%) 급락했다. 만기 충격이 없을 것이라는 증권가의 관측을 무너뜨린 셈이다.



이날 증시의 옵션만기 충격은 만기일을 앞두고 최근 지수선물지수가 오름세를 높이면서 합성선물인 컨버젼의 요건이 강화돼 일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합성선물은 동일한 행사가격을 가진 콜옵션과 풋옵션을 이용해 선물을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것과 동일한 손익구조를 가지는 옵션 포트폴리오를 의미한다.

컨버젼은 '콜매도+풋매수+지수선물매수'로 이뤄진다. 지수선물가격이 장중에 오를 경우 콜가격은 고평가되고, 풋가격은 저평가된다. 이에 따라 콜은 매도하고, 풋은 매수를 하면서 지수선물을 매도하는 효과와 같은 '물건'을 만든다. 지수선물을 매도하는 '물건'을 만들면서 코스피200지수선물은 매수해 차익거래의 요건을 갖춘다.



이처럼 장중 내내 차익거래의 요건을 갖추면서 리스크를 낮추며 수익을 추구하지만, 옵션은 만기일이 지나면 프리미엄을 계산한 뒤 사라진다. 지수선물은 9월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무작정 팔아치울 수는 없는 노릇. 이에 따라 옵션 가격이 정해지는 시점을 지나 합성선물을 대신할 또다른 '물건'으로 현물 주식이 필요하게 된다.

컨버젼 상태에서는 지수선물을 매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차익거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물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이에 따라 9일 코스피시장에서는 동시호가에서 합성선물을 대신할 현물을 대량으로 팔아치웠기 때문에 코스피시장이 출렁거린 요인이 됐다.

컨버젼과 반대의 경우는 리버설이다. 이 경우에는 옵션만기일에 선물을 팔아치우고 현물을 사기 때문에 지수가 반등할 여지가 일반적으로 크다.


문주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6월 쿼더러플위칭데이 이후 지수선물 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했을 당시에는 리버설이 우세했지만 7월 들어 선물이 강세를 보이면서 컨버젼 구조가 우세해졌다"고 말했다.

합성선물 전략은 대부분 국내 기관이 실시한다. 특히 차익거래에 치중한 인덱스펀드가 전력한다.



심상범 대우증권 (8,610원 ▼260 -2.93%) 연구원은 "차익거래펀드들은 6월 쿼드러플위칭데이 이후 지수선물가격이 떨어지면서 보유한 선물을 팔고 합성선물을 사는 리버설 전략을 썼다"며 "이 규모가 6000억원 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6월 24일 172.55를 저점으로 지수선물이 전날 185.0까지 최근 급등세를 보이면서 차익거래펀드들은 선물매수와 합성선물매도인 컨버젼 구조로 갈아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날도 장중 지수선물가격이 186.10까지 오르는 등 컨버젼에 유리한 구조가 이어지면서 장마감 동시호가에서 합성선물 청산을 대신할 '물건'으로 현물주식을 매도해 증시가 출렁거린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증권 (7,370원 ▲10 +0.1%) 문 연구원은 "기관이 던진 매물을 외국인이 받아주지 않았다면 코스피시장의 충격파는 훨씬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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