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 외인형제 '먹튀' 뺨맞은 게임주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9.07.09 11:43
글자크기

엔씨 게리엇 형제 마지막 스톡옵션 행사추정

9일 게임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장주 엔씨소프트 (182,900원 ▲3,700 +2.06%)가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우려로 급락하면서 웹젠 (16,110원 ▼650 -3.88%), 엠게임, 조이맥스, 게임하이 모두 부진하다.

좀비PC의 공격으로 게임주들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게임이 해킹 바이러스의 공습으로 다운되면 게임주 실적도 악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낙폭을 보면 '2차 분산서비스 거부'라는 의미의 디도스(DDoS)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이날 게임주 급락의 주역은 엔씨소프트의 전 개발자인 외국인 게리엇 형제일 가능성이 있다.

엔씨소프트는 전날 임직원이 52만2379주에 달하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다고 공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중 47만주를 게리엇 형제 물량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간에도 꾸준히 차익을 냈지만, 이번 고점에 '마지막 스톡옵션'을 행사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당연히 '팔려고 행사하는'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3만원에 보너스로 받은 스톡옵션이 20만원 가까이 오른 마당에 행사하겠다는 건 당연히 팔겠다는 의도라는 의미다. 스톡옵션 물량이 13일부터 상장되니 당장 오늘부터 공매도도 가능하다. '벌써부터 팔았다. 국부유출이다', '엔씨가 당했다'라는 다소 과격한 추측도 나온다.

게리엇 형제는 '울티마'시리즈를 제작해 온라인게임 업계에 전설적인 개발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약 15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타뷸라라사가 흥행에 실패하고 한 명이 퇴사하면서 이미 '먹튀 개발자'라는 비난도 받은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반적인 게임주의 부진의 원인을 엔씨소프트의 스톡옵션 행사에서 찾았다. 해킹의 악영향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순 있지만,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엔씨소프트의 스톡옵션 중 절반까지가 단기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단기 급락은 매수기회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어쨌거나 게임주들은 해킹 때문에 울고 싶은데 외국인 형제 '먹튀'로 뺨맞은 모양새다. 그러나 '어둠의 자식'으로 불리는 보안주들은 혼란을 재료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이틀연속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디도스(DDoS) 공격차단을 위해 새로운 알약 전용백신을 개발해 배포한 이스트소프트도 10%전후의 오름세다. 다른 보안업체인 소프트포럼, 나우콤, 이니텍 역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보안주는 대규모 인터넷 대란이 났었던 2003년 1월25일 이후에도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엔씨소프트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