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한테 배운 기아차의 中 도전 "통했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7.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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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형 포르테' 출시 첫달 '대박'… 모델 현지화·병행판매 등 학습효과

현대·기아차 (105,600원 ▲2,100 +2.03%)의 '중국정벌'이 매섭다.

현대차 (250,500원 ▲4,500 +1.83%)가 중국시장에서 올 상반기 연이어 판매신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비교적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던 기아차도 지난 6월 현지 전략형 모델 '중국형 포르테'(푸뤼디)를 앞세워 대폭 판매를 끌어올렸다.



특히 기아차의 이번 선전은 현대차의 현지화 마케팅 전략 성공을 정확히 학습한 결과라는 점에서 일시적 효과가 아닌 중장기적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중국에서 지난달 '중국형 포르테' 4649대를 판매한 데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62% 늘어난 2만1006대를 팔았다. 월 판매로는 사상 처음 2만대를 돌파했다.



'포르테'는 지난달 18일부터 본격판매에 들어가 불과 10여 일 만에 기아차의 현지 판매 2위 모델로 자리 잡았다.

우선 '포르테'의 성공은 현대차의 '대박' 모델 '중국형 아반떼'(위에둥)처럼 내·외관에 중국인들의 선호도를 적극 반영한 데서 비롯됐다.

외관은 현지인들의 취향에 맞게 새롭게 디자인한 대형 안개등과 색상에 변화를 준 헤드램프를 적용하고 리어 범퍼에도 붉은 색의 디자인 포인트를 추가했다. 인테리어는 센터페시아 및 주요 스위치에 크롬도금을 적용하고 고휘도 메탈 그레인의 적용 비율을 대폭 늘려 화려한 것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감성에 초점을 맞췄다.


↑ 지난 4월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모터쇼에 참석한 정의선 기아차 사장(오른쪽)이 '중국형 포르테'(푸뤼디)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지난 4월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모터쇼에 참석한 정의선 기아차 사장(오른쪽)이 '중국형 포르테'(푸뤼디)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국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병행판매 기법도 현대차를 벤치마킹했다. 상대적으로 고급형인 신형 모델이 나와도 실용성을 중시하는 구형 모델 수요가 줄지 않는 경향을 감안해 각각 다른 고객층을 동시에 겨냥하는 판매 전략이다.

기아차는 지난달 '포르테'와 동급 모델인 기존 '쎄라토'도 8892대를 팔면서 두 모델 판매대수(1만3541대)만으로도 지난해 같은 달 전체 판매량(1만3002대)을 넘겼다. 현대차 역시 '위에둥'의 구형인 '엘란트라'가 월 1만5000대 안팎의 꾸준한 판매를 보이며 두 모델 판매만 올 2분기 들어 매월 4만 대에 육박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많은 시행착오 끝에 성공을 거둔 현대차의 현지화 전략이 기아차에 좋은 모범이 되고 있다"며 "'포르테'의 성공적 안착이 기아차의 브랜드 파워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평소 "중국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아직 낮아 적극적 전략이 필요하다"며 "'포르테'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자신해왔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37.4% 증가한 4만7227대를 판매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지난해보다 56% 증가한 25만7003대를 기록했다. 간판모델 '위에둥'은 3개월 연속 월 2만 대 판매를 돌파하며 상반기만 누적 11만4724대로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4월 출시, 8만5974대)을 넘어 10만 대 고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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