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타기 즐기며 공격적 운용할 것"

더벨 한희연 기자 2009.07.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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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운용전략/증권사편]②오종현 대우증권 채권상품부장

편집자주 금융위기의 두려움이 한 풀 꺾였지만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구원 조치가 중단되고 시장 스스로 정상화를 모색해야 하는 단계이다. 경기 혼조,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등의 갖은 변수가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고 있는 2009년 하반기 금융시장을 채권운용전문가들에게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07월07일(08:4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30cm짜리 자의 한쪽 끝을 잡고 흔들면 끝부분이 진동하며 좌우로 크게 움직입니다. 하지만 점차 진동폭이 줄고 결국 멈추게 되죠. 채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고 보이지만 정해진 수익을 얻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거죠"
"커브타기 즐기며 공격적 운용할 것"


오종현 대우증권 채권상품부장은 공격적인 운용을 한다고 업계에 소문이 나있다. 오 부장은 "단타 투기보다는 큰 방향으로 매매하는 편"이라며 "방향성보다는 스프레드 매매를 많이 하고 듀레이션을 적극적으로 변화 시키는 운용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3조7000억원 정도의 담보부증권(RP)과 일부 회사채를 운용하는 그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비교적 만기가 긴 채권을 많이 운용한다. 오 부장은 "채권은 저절로 비싸지는 성격이 강하다"며 "리스크 테이킹 효과가 확실한 자산 중 하나"라고 말한다.

상반기에 대우증권은 수익률곡선을 이용한 운용으로 수익을 많이 챙겼다. 다른 증권사들이 단기물을 사고 이를 헤지하기 위해 선물을 매도할 때 대우증권은 스왑으로 헤지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4월엔 선물 저평가를 이용한 차익거래로 이익을 많이 남기기도 했다.



대우증권의 공격적인 운용에는 악성고객이 적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악성고객은 자금을 수시로 넣었다 뺐다 하는 고객을 말한다. 악성고객이 많으면 증권사는 고객이 자금을 빼 갈 경우에 대비, 항상 유동성을 풍부하게 갖춰야 하기 때문에 단기로만 투자할 수밖에 없다.

대우증권의 잔고 변동성은 5%이하. RP계정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중간에 나가는 고객이 별로 없어 좀 더 장기적으로 채권을 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 부장은 "하반기에도 역시 스왑을 이용한 거래가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금리 상승기에는 CD금리도 오를 텐데 이익을 많이 가져가려면 스왑 거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1년 정도 단기 스왑 거래는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그는 "금리상승 리스크 헤지를 위해 스왑거래를 하지만 길게 가져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짧게 거래하는 증권사들이 많다"며 "이럴 경우 역마진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요즘 2년물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경우 2년물은 수익률 곡선 타기 전략을 하기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투자자들은 경제지표를 쫓아갈 것인가, 가격을 쫓아갈 것인가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결국은 가격이 비싸지는 속도 차이인데 지금처럼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진 상태에서는 채권가격이 비싸지는 속도도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오 부장은 하반기에도 시원스런 운용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경제지표가 갑자기 좋아진다 하더라도 채권수급이 워낙 좋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수익률곡선타기를 즐기되 헤지가 필요 없는 아주 짧은 채권과 헤지가 잘 되는 장기물을 이용, 바벨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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