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바다위 호텔' 크루즈 도전장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9.07.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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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선박의 최정점 크루즈선 시장 노크

"세계 최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크루즈선 사업에 진출해야 한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사장이 지난 2007년 8월 여객선과 특수선 영업 설계 전문가인 한동훈 이사에게 했던 말이다. 한 이사는 15명의 전문 인력을 꾸려 여객선 추진팀을 조직하고 크루즈선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대우조선이 '꿈의 선박' 크루즈선 시장 진출의 야망을 키우고 있다. 최근 대우조선은 그리스의 여객선사 아티카그룹(Attica Group S.A.)으로부터 여객선 2척을 2억달러에 수주하며 크루즈선 사업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반드시 크루즈선 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아래 수주 활동과 산학연 과제 참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크루즈선은 바다 위의 특급 호텔이기 때문에 선박 건조시 고급 인테리어 기자재 산업 등 새로운 산업 인프라구축과 고용 효과도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조선업계는 이미 크루즈선 건조 기술 능력을 충분히 갖췄지만 고급 인테리어 장식재를 대부분 수입해야 하는 원가 부담 때문에 크루즈선 사업에 손을 대지 못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조선시장을 주름잡던 일본조차 미쓰비시가 2004년 엄청난 적자를 내며 크루즈선 2척을 건조한 것을 끝으로 시장 진출을 포기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크루즈선의 전단계로 중소형 여객선을 건조했다.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이 2척, 삼성중공업 (10,630원 ▲130 +1.24%) 8척, 대우조선 7척 등이다.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다.

크루즈선 건조 시장을 주름잡는 조선소는 STX유럽과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Fincantieri), 독일의 마이어 베르프트(Meyer Werft) 등으로 유럽에 집중돼 있다. 유럽의 선박 건조 노하우와 풍부한 호텔 인테리어 관련 산업이 접목된 결과다.

인테리어 자재 조달의 원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선업계가 크루즈선 사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돈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크루즈선은 가장 수익성이 높은 선종으로 초대형 유조선(VLCC)보다 9.1배 부가가치가 높다. 가격도 상당하다. 기존 국내 조선사들의 고부가 주력선종인 LNG선이 1척당 2억달러 후반인데 비해 크루즈선은 5억~10억달러에 이른다.


무엇보다 '크루즈선=고품격 여가생활'로 통하는 만큼 조선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반드시 크루즈선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인식하고 있다.

세계 크루즈선협회(CLIA) 자료에 의하면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크루즈선을 이용한 승객은 1301만명으로 2007년 대비 3.6% 증가했다. 올해는 1350만명이 예상된다.



대우조선은 기술이나 자재 조달에서 크루즈선 건조 능력을 이미 갖췄다고 자평하고 있다. 실제로 조선소 내 길이 361m~539m급 도크 4개와 90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유럽의 어느 조선소보다 큰 규모이며 그만큼 생산성도 높다.

인테리어 자재 조달의 경우 대우조선에 5번째 여객선을 발주한 그리스의 아티카그룹이 과거에는 직접 주요 인테리어 업체를 불러와 직접 건조에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대우조선에 인테리어 작업의 100%를 맡겼다. 대우조선은 국내 업체들로 모든 실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이번 작업을 통해 고급 인테리어 자재를 국내에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크루즈선 건조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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