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개시장위원회(FOMC)성명에서는 지난 4월 성명과는 달리 물가 하락 등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언급이 빠진 반면 경기 하락추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표현은 강조됐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박이 당분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반영됐다.
FRB는 FOMC 성명 첫 머리에 "지난 4월 회의 이후 집계된 자료를 볼 때 경기 하락추세는 둔화되고 있다(Information received since the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met in April suggests that the pace of economic contraction is slowing.)"고 밝혔다.
연준의 시각 전환은 금융시장에 대한 평가에서도 드러났다.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최근 몇 개월간 금융시장의 제반 상황도 개선됐다(Conditions in financial markets have generally improved in recent months.)"고도 밝혀 그동안 강력히 추진해 온 금융시장 구제안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가계 지출은 더욱 안정세로 접어드는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시장 둔화와 가계 자산 감소, 신용 경색 등은 문제로 남아있다(Household spending has shown further signs of stabilizing but remains constrained by ongoing job losses, lower housing wealth, and tight credit.)"며 경기는 언제든지 둔화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 이번 FOMC 성명에도 올해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은 지난번 성명과 마찬가지로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 1월 "점진적 경기회복이 올 하반기에 나타날 것(a gradual recovery in economic activity will begin later this year)"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성명에서는 이 같은 문구를 삭제했으며 이번 성명에도 하반기 회복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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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경기 하락세가 확실히 둔화되고 있지만 실업 등 위험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판단에서 FRB는 금리를 현 수준인 0~0.25%의 '제로 금리를 유지하는 한편 '양적완화' 정책 기조도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당분간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이 같은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FRB는 "올해 말까지 1조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유동화증권(MBS)과 기관 채권 2000억달러를 매입하는 동시에 가을까지 3000억달러 규모의 장기 국채를 매입할 것(the Federal Reserve will purchase a total of up to $1.25 trillion of agency mortgage-backed securities and up to $200 billion of agency debt by the end of the year. In addition, the Federal Reserve will buy up to $300 billion of Treasury securities by autumn.)"이라며 총 1조75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을 예정대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FRB는 지난 3월 이 같은 양적완화정책 기조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향후 경기 변동 추이를 고려해 양적완화 정책의 템포를 조절해 나갈 뜻을 덧붙이기도 했다. FRB는 "경제 전망과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국채 매입 시기와 규모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