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을 기다렸거나 원망하는 이들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9.06.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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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개선기대 ATM업체들 vs 수표 발행 위축 저축銀.신협 '아쉬움'

5만원권 발행으로 36년 만에 최고액권이 바뀐 가운데 희비가 엇갈리는 곳이 있다.

발행 실무를 맡은 한국은행과 현금자동인출기 교체 수요 등으로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업체들은 신권 발행을 반기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등 자기앞수표 발행을 한 지 1년 반도 안되는 금융사들은 고액권 발행에 다소 맥이 풀리게 됐다.

우선 한은은 2년여 준비 끝에 신권 발행을 마무리한 것을 의미있게 평가한다. 한은은 "1973년 1만원권 발행 이후 국민소득 등 경제규모가 커졌는데도 화폐 단위를 이를 따르지 못 했다"며 "5만원권 발행으로 소비 등 경제생활에서 국민들의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태 총재도 "발권당국으로서 고액권을 발행해 수요자에게 공급할 책무가 있었다" 고 말했다. 한은 일각에서는 5만원권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10만원권 발행 등이 이어지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신사임당이 지폐의 도안 인물로 쓰이면서 여성계도 대체로 환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사임당이 대표적인 현모양처 상으로 비쳐져 현대적 여성상 등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일부 있지만 지폐 인물의 남성 독식 현상이 사라지는 계기도 됐기 때문이다.



고액권 발행으로 직접적인 수혜를 보는 곳은 현금입출금기(ATM·CD) 제조업체들이다. ATM 제조업체인 청호컴넷은 2007년 1000원·5000원·1만원권 신권 발행 당시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적이 있다.

편의점 현금지급기를 생산하는 한네트, ATM관리 대행업무 등을 맡는 한국전자금융 등도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위조지폐 감별기를 생산하는 에스비엠도 후광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아쉬움을 토로하는 곳도 있다. 숙원이었던 자체 수표 발행을 시작한 지 1년3개월여밖에 되지 않은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금융사는 5만원권을 한국은행이 아닌 주거래 은행으로부터 공급받아야 하는데, 시중은행들도 고객들의 신권 교환 요구에 당분간은 물량이 달려 충분한 신권을 공급받지 못할 형편이다. 또 수익성과 공신력을 크게 향상시키는데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자체 수표 발행이 일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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