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청와대서 잘 해 달라고 했다"(종합)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9.06.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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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4대 권력기관 중 하나라고 하는데 행정부서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업무보고 등을 통해 사실을 파악한 뒤 적절한 시점에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겠다. 국세청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풀어가겠다”

신임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시종 일관 말을 아꼈다. 특히 국세청의 개혁 또는 쇄신 방향이나 국세청 조직장악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원론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22일 서울 반포동 공정거래위원회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 후보자는 자신이 지난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내정사실을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특별한 주문은 없었고 그저 “잘 해 달라”는 말이 있었다고 했다.

통보를 받은 뒤 백 후보자는 혼자 산행을 했고 "가는 것은 보낼 수 밖에 없고 오는 것은 맞을 수 밖에 없는 게 자연의 이치고 삶이라고 여겨 대통령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고 털어 놓았다. 백 후보자는 “대통령께서 맡겨 놓으면 잘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장관급이 공정거래위원장에서 차관급인 국세청장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백 후보자는 "청와대 관계자가 ‘월급이 깎일 것’이라고 굉장히 강조했었다”고 말했다. 백 후보자는 “공정위의 위상을 고려할 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옮기는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백 후보자는 국세청 수장으로서의 포부를 묻자 "국세청의 도덕성에 대한 지적이 있지만 전 직원이 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문제여서 누구보다 고민하는 것은 국세청 직원들일 것이므로 고민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 직원들로부터 탁월한 조직관리력을 평가받아 ‘자랑스런 공정인’에 뽑혔던 백 후보자는 "조직장악이라는 말을 싫어한다"며 "공정위에서 직원들과 한마음 한몸이 되려고 했듯이 국세청에서도 조직과 한마음 한 몸이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자신의 조직론을 피력했다.


백 후보자는 국세행정과 관련한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라는 점에 대해선 "왜 이렇게 복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올 때도 같은 비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금융)이 아니고 경험한 분야가 아니어서 더 노력하고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백 후보자는 "다만 경제학에 있어 재정과 세제라는 문제도 굉장히 중요한 파트였으므로 이 부분을 떼어놓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항상 마음속에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백 후보자는 "항상 MB철학에 대해 이해하려고 해 왔고 이 정권의 성공과 국가발전을 위해 고민해 왔다"며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소신과 원칙을 저버린 정책결정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국세청장으로서도) 그렇게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정부의 성공 위해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새로운 자리에 가서도 MB맨이라는 닉네임이 붙어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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