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CEO "2분기 실적도 한숨만…"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09.06.2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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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시황 회복은 1~2년 더 필요할 듯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내년 말까지는 고통스러운 시기가 계속될 것입니다."(이진방 한국선주협회 회장·대한해운 회장)

지난 19일 열린 '2009년 해운업계 사장단 연찬회'에서 만난 국내 해운업계 CEO들은 올 2분기 실적에 대해 한 목소리로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국내 해운사들은 지난 1분기에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해운시황 악화로 막대한 영업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 (5,170원 ▼10 -0.19%)의 수장인 김영민 사장은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3, 4분기에는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올해 흑자 전환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는 한진해운의 경우 경기 위축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실적 악화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미국 롱비치 항만의 수입 물동량은 약 2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월대비 22% 줄었고 수출량은 23.8% 감소했다. LA항의 컨테이너 수입량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약 18% 감소했다.



한진해운과 함께 컨테이너로 운송하는 비중이 높은 현대상선 (17,330원 ▲20 +0.12%)의 강성일 기획지원부문장(상무)도 "2분기 '흑자전환'은 기대안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부터 어느 정도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중국의 철광석 수입 증가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벌크선 비중이 높은 STX팬오션 (3,550원 ▲20 +0.57%)과 대한해운의 수장들의 전망도 밝지 않았다. BDI는 철광석과 곡물 등을 싣고 다니는 건화물선의 운임 지수로 해운업계에서는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수로 꼽고 있다.

이종철 STX팬오션 부회장은 "2분기 실적은 싱가포르 상장과 이어지기 때문에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시장상황이 실적에 반영되려면 3개월가량 걸리기 때문에 3, 4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진방 대한해운 (1,913원 ▲56 +3.02%) 회장도 " BDI가 최근 급등한 것은 중국이 철광석 수입을 늘렸기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면서 "내년 말까지는 고통스러운 시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국내 해운사 빅5 중 유일하게 1분기 영업흑자(488억원)를 기록한 SK해운의 황규호 사장은 "2분기 실적은 1분기와 비슷할 것"이라면서 "탱커(석유ㆍ화학 제품선)와 장기수송물량이 많기 때문에 다른 선사에 비해 실적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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