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ETF, 채권신상품 도입 시험대"

더벨 황은재 기자 2009.06.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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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채권운용]⑦문동훈 KB자산운용 채권본부장

편집자주 금융위기의 두려움이 한 풀 꺾였지만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구원 조치가 중단되고 시장 스스로 정상화를 모색해야 하는 단계이다. 경기 혼조,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등의 갖은 변수가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고 있는 2009년 하반기 금융시장을 채권운용전문가들에게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06월17일(10:4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채권 ETF 상장 준비는 순조롭게 잘 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를 통해 판매채널도 확보했고 싱가폴, 홍콩 등 해외 금융회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외 운용사와 제휴해 투자유치도 할 계획이다"



"채권ETF, 채권신상품 도입 시험대"


문동훈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상무이사, 사진)의 요즘 관심사는 채권 ETF다. KB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먼저 채권 ETF 상장 준비를 시작했다.

"파생상품팀의 문경석 이사와 새로운 채권 상품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채권 ETF가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해외 금융회사를 통해 알아본 결과 여러 곳에서 채권 ETF에 관심을 보였다"



◇ 국채ETF 성공 여부, 채권신상품 활성화 시험대

채권 ETF는 적은 돈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사실상 진입이 막혀 있는 개인에게 채권투자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장외 채권매매에 비해 거래 투명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외국인에게도 국내 채권에 투자할 유인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여러 채권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자산운용사들에게는 포트폴리오 구성의 어려움도 해결해줄 수 있다.

"대부분의 채권이 100억 단위로 거래되고 있고 주식혼합형 펀드의 경우 채권을 소액 매입할 때 어려움이 있다. 채권 ETF가 도입되면 직접 채권을 사는 대신 채권 ETF 매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 증권사의 랩(Wrap)상품도 채권 ETF를 이용해 포트폴리오 구성을 할 수 있다"


다만 현행 규정에서는 ETF는 수익증권으로 분류돼 채권 ETF를 매입하더라도 채권 매입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금융위원회에 규정 개정을 요청했다.

한편으론 조심스럽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새롭게 도입된 5년만기 국채선물, 10년만기 국채선물 등이 번번이 실패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채권ETF가 미국처럼 자리를 잡는다면 우리나라에서 시장규모가 2~3조원 정도가 될 것이다. 아주 잘 됐을 때 이야기다. 국채 ETF가 성공하면 회사채 ETF, 통안증권 ETF가 나올 것이다. 국채 ETF는 채권 신상품 활성화의 시험대인 셈이다"

채권 ETF는 금융위원회의 규정 개정 작업이 지연으로 당초 계획보다 늦은 7월 중순이나 8월 초에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MMF, 통화정책 변화에 가장 민감..예의 주시



문 본부장의 다른 관심사는 머니마켓펀드(MMF)이다. 통화정책의 전환 속도에 따라 110조원이 넘는 MMF 잔고가 급격히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1일 현재 월 초 대비 5조원이 줄었다.

"MMF로 시중 자금이 밀물처럼 들어왔으니 썰물도 있을 수 있다. MMF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기관이 맡긴 자금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하반기 경기와 물가에 대한 전망을 물어봤다. 물가는 정부가 환율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달려 있지만 경기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원화 강세가 나타난다면 물가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를 정부가 우려하고 있어 환율이 떨어지긴 어려워 보인다. 반면 원유가격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오르고 있다"

문 본부장은 2006년2월까지 KB자산운용에 몸담았다 돌연 한양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SAT컨설팅에서 기업인수·합병 관련 업무를 하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나들던 시점인 지난 2007년11월에 다시 친정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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