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어느새 4%, 상승궤도 진입?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6.0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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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 급등 영향… 경기 불투명 과거 비해 높아 되레 하락

경기 회복 기대감에 국채 금리가 4%대로 훌쩍 올라섰다. 국내 국채수급부담은 미국에 비해 덜한 편이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조기에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어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9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4.03%로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 4.02%로 장을 마쳐 지난해 12월11일 4.01%를 기록한 후 올 들어 첫 4%대로 올라섰다.



1월8일 저점 3.26%에 비해서는 0.77%포인트 올랐다. 미국 채권금리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8일(현지시간)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85%로 전날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말 저점 2.08%에 비해서는 무려 1.78%포인트 올랐다. 2년만기 국채 수익률도 1.358%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미국채수익률 상승은 한국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의 긴축 신호에 따른 영향으로 국채선물시장에서 이틀간 2만8000계약 대량 매도물량을 쏟아낸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미국에서 하반기 FRB가 긴축정책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도 확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연방기금금리선물은 FRB가 올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0.25%에서 0.5%로 인상할 가능성을 36%로 반영했다. 이는 1주일 전 15%보다 높아졌다.

국내적으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멈추고 유동성 단속에 나선가운데 정부 재정지출로 국채발행이 는 것이 상승요인이 됐다.

다만 상승하더라도 미국보다는 상승폭이 적을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 국채발행규모면에 미국과 비교가 안된다.


이정범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국채 순발행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3%에 달하는 반면, 올해 우리나라 국채 순발행액은 43조7000억원으로 GDP의 5%에도 미치지 못한"며 "게다가 올해 국채 순발행액의 70%에 해당하는 30조8900억원이 5월까지 발행돼 하반기 국채 발행물량 압력은 그 만큼 줄어들어 향후 미 국채금리 흐름과 차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측면에서 국고채 금리가 크게 오를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경기가 최악의 국면을 지난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일부 수출기업의 호조를 발판으로 지표가 좋아진 일종의 '왜곡'현상"이라며 "미국을 보더라도 지나치게 돈을 푼 후유증으로 인플레이션 걱정을 해야 되는 상황을 보면 국내 경기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국채 금리의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또 현재 국채 금리가 과거 경기상황에 견줘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에 비해 국채 3년물 금리차(스프레드)가 2.00%포인트 이상 차이 난 건 경기가 좋았던 2000년대초였다"며 "현재 경제상황이 그보다 훨씬 안 좋은 걸 감안하면 현 금리 수준은 경기 회복을 지나치게 선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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