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닷새만에 뒷걸음...고용부진 발목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6.0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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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0.7%↓...에너지 상품 관련주 약세, 차익매물 겹쳐

미 증시가 고용지표 부진과 앞선 랠리에 대한 부담으로 닷새만에 하락 마감했다.

3일(현지시간)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65.63포인트(0.75%) 하락한 8675.24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2.98포인트(1.37%) 빠진 931.76, 나스닥지수는 10.88포인트(0.59%) 내려간 1825.92로 장을 마쳤다.

민간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금요일 공식 고용지표인 비농업부문 고용과 실업률 발표를 앞두고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서비스업 지표와 공장주문이 개선됐지만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반영하기에는 부족했다.



대규모 재정 적자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벤 버냉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회 증언도 시장에 부담이 됐다.

유가가 약세로 반전한 것을 비롯, 원자재 상품시장도 최근 급등세에 따른 피로감을 나타내며 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에너지 중공업 원자재 관련주들 역시 지수를 끌어내렸다.



장후반 낙폭을 좁히긴 했지만 4일 연속 상승세에 따른 차익 매물이 전업종에 걸쳐 흘러 나오면서 3대 지수 모두 하락세를 벗어나는데는 실패했다.

◇ 애트나·발레로 부진

최근 상승세에 대한 부담으로 전 업종에 걸쳐 팔자 주문이 증가했다.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경기 회복 기대 속에 지난 3월 저점 이후 약 40% 올랐다.
이에 S&P500 종목의 매출 대비 시가총액 비율(PSR)은 15.4배로 뛰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비싼 수준이다.

때맞춰 크레디트스위스는 경기 불안을 이유로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 '비중 확대'에서 '시장 비중'으로 하향했다.



미 3위 의료보험업체 애트나가 실적 전망치 하향 압박 속에 급락하는 등 금융주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발레로에너지는 2분기 적자 전망과 신주 발행에 대한 부담감으로 10% 이상 급락하며 S&P500 종목 중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핼리버튼, 서노코, 마라톤오일 등 에너지 관련주도 이틀째 유가가 하락하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 고용 불안 계속..서비스 제조부문 호전 불구 '기대 이하'

미국의 지난달 민간 고용 감소 규모는 예상을 웃돌았다.

고용조사업체 ADP임플로이어서비스는 5월 민간 부문 감원 규모가 5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의 감원 예상치 52만5000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ADP는 또 4월 감원 규모를 54만5000명으로 수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잠정치 49만1000명을 5만여 명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 노동부는 오는 5일 지난달 고용지표를 발표한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지난달 민간, 공공 감원 규모가 52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미국의 실업률은 25년래 최고인 9.2%까지 상승하게 된다.

미국의 서비스업 위축세는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5월 비제조업지수가 전월의 43.7에서 44로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7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ISM 서비스업지수는 여전히 경기 확장과 위축의 경계인 '50'은 밑돌았다.



미국의 4월 공장 주문 증가폭은 예상을 밑돌았다.
미 상무부는 4월 공장 주문이 전월에 비해 0.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4월 공장 주문이 0.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 버냉키 "재정 악화 심각"

벤 버냉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대규모 재정 적자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의회 증언에서 재정 적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지금과 같은 수준의 채권 발행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 정부가 재정의 지속적 안정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금융시장 안정은 물론 건강한 경제 성장세도 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미 정부가 즉각 균형 재정 재건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 달러 강세 반전...유가 급락

최근 급락세에 대한 경계감과 경기지표 악화로 달러화 가치가 반등했다.
오후 3시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63센트(1.13%)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4140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닷새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1.83%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도 0.08% 상승(엔화가치 하락)한 95.84엔에 거래돼 달러화 가치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밖으로 증가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66달러선으로 내려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24달러(3.5%) 떨어진 66.12달러로 마감했다.

미 에너지 정보국(EIA)은 이날 지난주말 기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전주대비 290만배럴 늘어난 366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플래츠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재고가 2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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