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샌 다 역세권… 더블역세권은 돼야죠"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06.0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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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부동산]역세권 투자의 모든것

'뚫리는 길 따라 돈맥 흐른다.' '큰돈 되는 역세권에 투자하라.' '개통 호재 단지를 노려라.'

몇 년 째 등장하는 부동산 머릿기사 제목이다. 부동산 투자는 입지에 따라 가치가 크게 좌우돼 교통환경만큼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을 잘 모르면 길 따라 투자하라'는 말만 믿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태!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에 투자해야할 이유와 주목받는 곳을 짚어보고, 투자유의점에 대해 살펴봤다.



◇ 왜 '역세권, 역세권' 하나 했더니…

새 길이 뚫리면 유동인구가 늘고 주택시강, 상권이 형성되면서 가격이 오른다. 지금까지 서울 신역세권 중 특히 도심과 강남권 접근성이 개선되는 곳은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착공, 개통시점에 뚜렷한 가격상승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당장 교통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새로 개통되는 도로, 지하철 역사가 예정된 곳에는 수요자들이 몰렸다.



올해도 역시 교통호재지역 주변으로 집중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유는 경기악재 속에서도 개통을 앞둔 사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경기가 좋을 때는 쾌적한 주변환 경에 눈을 돌리지만 지금처럼 불경기일 때는 개통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교통이 좋은 곳을 찾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역세권 개발에 혜택을 주는 정부의 방침도 투자심리에 불을 당겼다. 올초 국토해양부는 2018년까지 역세권 뉴타운을 집중개발하고 1~2인용 주택 12만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역 근처 중심부를 용도변경하거나 용적률을 높여 고밀도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철도역, 지하철역, 버스전용차로 등 대중교통 중심지 500m 이내 보행권역 중 저밀도 주거지에 소형주택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2009 고속도로 로망스' 수혜단지는?
↑ 용인~서울간 고속도로(왼쪽)과 서수원~오산~평택 고속도로 ⓒ부동산114↑ 용인~서울간 고속도로(왼쪽)과 서수원~오산~평택 고속도로 ⓒ부동산114


그렇다면 올해 투자자가 주목해 봐야할 '길'은 어디일까? 우선 연말까지 3개의 수도권 고속도로가 개통된다. △용인~서울간 고속도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서수원~평택 고속도로다.

용인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민자고속도로는 7월 개통 예정이다. 이 도로가 건설되면 경부고속도로 및 분당지역 서울 연결도로의 교통이 분산돼 용인 수지지구, 수원 영통지구 지역의 교통난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도 7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강동구 하일동에서 춘천시 동산면까지 연결된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88올림픽도로, 중부내륙 및 중앙고속도로와 연계돼 수도권 진입이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춘천 간 이동시간이 1시간에서 40분대로 단축돼 구리, 남양주 등지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서수원~오산~평택을 잇는 고속도로는 오는 9월 개통된다. 동서방향으로 화성시 봉담읍~동탄면, 남북방향으로 평택시 오성면~화성시 태안읍을 연결하는 십자형 도로다. 평택고덕국제화신도시, 동탄1·2신도시, 화성 봉담·태안지구, 화성 향남1·2지구, 오산 세교지구 등에 위차한 단지의 교통이 개선된다.

◇ '기찻길 옆 오막살이(?)'에 주목!
↑ 경의선 복선전철 ⓒ부동산114↑ 경의선 복선전철 ⓒ부동산114
현재 2개 복선전철, 3개의 수도권 지하철 구간은 이미 완공됐거나 개통이 임박해 있다. 기찻길 주변 단지는 서울 도심권으로 접근이 용이해져 '역세권 효과'를 기대해볼만 하다.



오는 7월에는 경기 파주 문산에서 서울 성산, 용산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복선전철이 1차 개통된다. 우선 문산~성산 구간이 파주신도시 입주에 맞춰 개통되고 2차 구간인 성산~용산은 2012년 뚫린다.

이 구간이 모두 개통되면 서북부 주요 거주 지역에서 서울 도심과 용산으로 이동하는 불편이 줄어든다. 성산~문산 구간은 출퇴근 시 버스로 1시간 40분이 소요되던 것이 50분 이상 단축된다. 특히 고양, 파주시 일대 금릉, 풍산역 주변, 파주운정도시에서 도심으로 접근이 수월해진다.

2005년 12월 개통된 중앙선은 덕소~원주간 90.4km 전 구간이 복선화될 예정이다. 이중 팔당~국수 간 미개통역인 신원역과 국수~용문간 19.7km가 올해 하반기 개통한다. 경기도 양평, 여주, 강원도 원주 지역의 교통이 편리해져 이 지역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 지하철 9호선(위쪽)과 3호선 연장구간 ⓒ서울시↑ 지하철 9호선(위쪽)과 3호선 연장구간 ⓒ서울시
이와 함께 주목받는 곳은 수도권 지하철 개통 구간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은 개화~방이동 구간 중 1차 개화~신논현 구간이 6월 초 개통된다. 가양, 염창 등 강서 일대가 최대 수혜지로 꼽히고 흑석, 반포 등 강남권도 강남출퇴근이 편리해진다.

올해 12월 개통예정인 지하철 3호선 연장선은 현재 3호선 종착역인 수서역에서 시작해 오금역까지 이어진다. 남북방향으로 뻗어있는 분당선, 8호선, 5호선을 수평으로 연결해 강동, 송파 지역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부동산114↑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부동산114
기존 인천 지하철 1호선 종점인 동막역에서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연장선도 지난 1일 개통됐다. 총 6.5km 구간으로 동막~캠퍼스타운~테크노파크~지식정보단지~인천대입구~센트럴파크~국제업무지구~인천타워를 지난다. 이로써 송도국제도시의 투자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교통호재는 이제 충분조건, 필요조건은 뭐?

어느 곳에 교통호재가 있는지 살펴봤다면 투자하기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할 조건이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실제 강남·도심과 접근성 △ 도로, 지하철 노선별 특성 △ 호재가 시세에 반영된 정도 △기타 개발재료 △실물경기와 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소장은 "'역세권''고속도로 개통'이라는 말로 포장됐지만 정작 가보면 역과 단지 내 거리가 멀거나 도심으로 이동이 불편한 곳이 한 둘이 아니다"며 "직접 가서 지하철 호선, 도로 별로 주변지역의 특성을 파악한 후 투자수요와 실수요를 가려내야한다"고 말했다. 또 "주변 미분양 현황을 살펴보고 실수요가 어느 정도 받쳐주는지 매입판단의 기준으로 삼아라"고 조언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요즘엔 서울 대단지에 역세권이 아닌 곳이 없다"며 "과거에 비해 역세권의 희소성이 떨어져 더블, 트리플 역세권은 돼야 투자할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유통속도가 빨라져 개발호재지역은 금방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투자시기가 중요하다"며 "지하철 9호선의 경우 이미 오를 대로 올라 시세에 호재가 반영됐고 일산선, 신분당선, 지하철8호선 연장선 등 신설역세권을 살펴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초보투자자들일 경우 고속도로 개통지역보다 지하철 역세권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도로보다는 지하철이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크다"며 "특히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실수요자이기 때문에 대형보다는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공략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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