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7800억에 버거킹 등 4개사 매각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6.0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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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계열사 처리 등 자구방안 발표… 재무투자자 유치, 유동성 확보

두산그룹이 두산DST, 삼화왕관(사업부문), SRS코리아(버거킹, KFC) 등 3개 계열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등 4개 계열사를 78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4가지를 묶어 특수목적회사(SPC)에 편입시킨 뒤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또 두산그룹이 지난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 (6,970원 ▼30 -0.43%) 등을 통해 인수한 미국 중소형 건설기계업체 밥캣에 대한 '재무약정'은 오는 2012년까지 차입금을 영업현금흐름(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전 영업이익)의 7배 이하로 유지하는 수준으로 대폭 완화됐다.



두산그룹은 3일 오전 11시 을지로 두산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자구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007년 인수한 미국 중소형 건설기계업체 밥캣의 실적 부진에 따른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마련된 방안이다.

두산그룹은 두산DST, 삼화왕관, SRS코리아 등 3개 계열사 지분과 KAI 지분을 묶어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고 여기에 2800억원을 출자해 지분 51%를 확보한다. 또 재무적 투자자인 미래에셋PEF와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총 2700억원을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한다. 이 때 ㈜두산은 삼화왕관과 SRS코리아의 매각대금으로 1500억원을 돌려받게 된다.



이들 4개사에 대한 경영권은 두산그룹이 갖게 되고, 5년 뒤에는 이 지분들을 모두 매각하게 된다. 3년 뒤부터는 두산그룹과 재무적 투자자 양쪽 가운데 한쪽이 매각을 원할 경우 다른 쪽도 동참해야 하는 '드래그 어롱'(Drag Along) 조건이 붙었다. 또 한쪽이 나머지 지분의 매각을 원할 때 다른 쪽이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상호 우선매수권'이 부여됐다.

이상하 두산인프라코어 전무는 "이번에 발표한 구조조정 방식은 두산그룹의 경영능력과 사모투자펀드(PEF)의 투자능력이 결합해 투자회사의 가치증대 성과를 공유유하는 '윈-윈' 모델"이라며 "여러 회사를 묶어 개별 회사의 위험을 피하고,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등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어 "계열사 매각가격은 올해 예상 실적으로 기준으로 EBITDA의 7∼8배 수준으로 적정하다"며 "풋백옵션 등 다른 부대조건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두산DST와 KAI 지분 매각을 통해 6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자금을 토대로 지난 2007년 인수한 미국 중소형 건설기계업체 밥캣에 대해 올해 중 7억2000만달러를 추가로 출자키로 했다.

또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에 대한 재무약정을 오는 2012년까지 차입금을 EBITDA의 7배 이하로 유지하는 것으로 완화키로 최근 대주단과의 합의했다. 종전에는 올해부터 차입금을 EBITDA의 6배 이하로 맞춰야 해서 두산그룹 측의 재무적 부담이 컸다.



두산그룹은 지난 2007년 밥캣을 인수하면서 산업은행 등 국내외 12개 은행으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29억달러의 차입금을 조달했다.

당시 대주단과 두산그룹이 맺은 재무약정에 따르면 밥캣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의 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지분율 56%)와 두산엔진(30%· 이상 작년 말 기준, 우선주 포함)은 2007∼2008년 밥캣의 차입금을 EBITDA의 7배 이하,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6배 이하, 2011년부터는 5배 이하로 유지해야 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EBITDA 부족분을 증자 등을 통해 현금으로 채워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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