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GM, 몸무게 반으로 줄인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6.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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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가 1일(현지시간) 연방 파산법원에 '챕터11'을 신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이로써 5만6000명 GM 노동자와 3600개 GM 딜러의 운명이 오바마 행정부와 납세자들의 손에 맡겨지게 됐다.

◇ 300억불 투입, 정부 소유로



정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파산 이후 GM의 구조 조정 및 회생 지원에 300억여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미 정부는 GM 구조 대가로 파산 이후 우량 자산만으로 재편되는 이른바 뉴GM 지분 60%를 가져간다. 캐나다 정부는 95억달러를 들이붓고 지분 12%를 받는다.

이로써 미 정부는 뉴GM의 과반 지분을 소유한 소유주가 된다. 혈세로 파산 회사를 매입, 정부가 직접 경영에 나서는 것은 미증유의 일이다. 정부가 소유주가 될 경우, 의회는 당연히 감사역이 된다. 매일 매일의 회사 경영 상황을 의회에 보고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상당한 모험수가 아닐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 행정부의 이 같은 정치적 실험을 지뢰로 가득한 불모지에 발을 들여놓는 것으로 평가하기까지 했다.



◇ 버릴 땐 과감히

파산 법원이 GM의 회생 가능성을 인정, 파산 보호 탈출을 승인하기까진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우량 자산과 딜러망 정상화에 걸리는 시간이다. 부실 자산 매각 등은 1년 여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파산 보호에서 벗어난 GM은 뉴GM과 올드GM으로 양분된다. 수익성이 보장되는 뉴GM은 GM 8개 브랜드 중 캐딜락과 시보레, 뷰익 3개 우량 브랜드만으로 구성된다.


새턴, 사브, 허머 등 비우량 자산으로 분류된 3개 브랜드는 청산 대상인 올드GM으로 분류돼 매각된다. 폰티악 브랜드는 완전 소멸된다.

부실 브랜드 매각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부실 자산 매각을 승인하기까진 최대 18개월이 걸린다. 자산 매각이 지체되면 될수록 미 납세자들이 지출도 커질 수밖에 없다.



유럽의 오펠- 복스홀, 호주의 홀덴 등 해외 자산은 매각된다. 이중 오펠은 이미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 컨소시엄으로 새 주인이 정해졌다.

추가 공장 폐쇄와 딜러망 감축도 불가피하다. 파산 이후 최소 미국 내 완성차 조립 공장, 부품 공장 14개가 폐쇄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생산직 근로자도 약 4만명까지 줄어든다. GM은 아울러 기존 노동계약의 수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1100여 개 딜러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한 GM은 파산 이후 2600개 딜러업체와의 계약도 끝낼 계획이다.

◇ 구조 조정 책임자에 알 카치



'파산' GM, 몸무게 반으로 줄인다


파산 보호 신청 이후 자산 매각 등 구조 조정은 턴어라운드 전문가 알 카치(Al Koch·사진)가 총괄하게 된다.

자문사 알릭스파트너스의 전무이사인 카치는 구조 조정 책임자(chief restructuring officer)를 맡아 GM의 구조 조정 과정 전반을 관리하고 그 내용을 프리츠 헨더슨 GM 최고경영자(CEO)에게 보고하게 된다.

파산 신청 이후 GM의 우량 자산은 미국 정부가 최대 주주로 나서 신설되는 굿GM에 포함된다. 카치는 나머지 비우량자산의 청산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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