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도 유골함도 묘지도 비석도…'노무현'답게

봉하(김해)=심재현 기자 2009.05.2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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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동녘이 밝아온 새벽 5시 발인식에서 공개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은 일반인이 쓰는 평범한 나무관이었다.

서민들이 '애용'하는 짙은 갈색의 나무관 속에 전직 대통령이 누워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지는 관을 감싸고 있는 태극기가 전부였다.

장의위원회 측은 "평소 소탈했던 노 전 대통령의 성격을 기려 평범한 관을 골랐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유언대로 유해를 화장한 뒤 유골을 담은 함도 향나무로 만들어진 검소한 모습이다.

앞면에는 대통령 휘장인 봉황과 함께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고 윗면에는 봉황과 무궁화 문양이 음각돼 있다.



당초 국가보훈처가 예우 차원에서 흰색 도자기 함을 준비했지만 유족 측이 사양해 장의위원회에서 제작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산 정토원에 임시 안치된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영면하게 될 장지는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 뒷산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은 국립묘지에 묘소를 마련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등 유족은 지난 26일 지관을 불러 사저에서 서쪽으로 50여m 떨어진 660㎡ 규모의 야산을 둘러보게 하기도 했다.


봉하마을 선영, 봉화산 등도 거론되지만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라 장지는 사저와 가까운 곳에 정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봉분의 크기는 노 전 대통령의 유언처럼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석의 비문은 화해와 화합을 강조했던 노 전 대통령의 업적과 국민장 7일 동안 추모객들이 담긴 글을 담을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이 "아주 작은 비석"이라고 한 만큼 짧은 문장이 담긴 작고 검소한 비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을 위원장으로 구성된 '아주 작은 비석 건립위원회'는 비문 작성 최종 책임자로 시인 황지우씨를 선정했다. 황씨는 "비문을 누군가 맡아서 쓰기 보다는 국민들이 가슴으로부터 적은 절절한 어구 가운데 적합한 것을 찾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토원에 안치된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은 49재인 오는 7월10일 장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건립위는 같은 날 비석도 세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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