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애용'하는 짙은 갈색의 나무관 속에 전직 대통령이 누워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지는 관을 감싸고 있는 태극기가 전부였다.
장의위원회 측은 "평소 소탈했던 노 전 대통령의 성격을 기려 평범한 관을 골랐다"고 밝혔다.
앞면에는 대통령 휘장인 봉황과 함께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고 윗면에는 봉황과 무궁화 문양이 음각돼 있다.
봉화산 정토원에 임시 안치된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영면하게 될 장지는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 뒷산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은 국립묘지에 묘소를 마련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등 유족은 지난 26일 지관을 불러 사저에서 서쪽으로 50여m 떨어진 660㎡ 규모의 야산을 둘러보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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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선영, 봉화산 등도 거론되지만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라 장지는 사저와 가까운 곳에 정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봉분의 크기는 노 전 대통령의 유언처럼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석의 비문은 화해와 화합을 강조했던 노 전 대통령의 업적과 국민장 7일 동안 추모객들이 담긴 글을 담을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이 "아주 작은 비석"이라고 한 만큼 짧은 문장이 담긴 작고 검소한 비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을 위원장으로 구성된 '아주 작은 비석 건립위원회'는 비문 작성 최종 책임자로 시인 황지우씨를 선정했다. 황씨는 "비문을 누군가 맡아서 쓰기 보다는 국민들이 가슴으로부터 적은 절절한 어구 가운데 적합한 것을 찾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토원에 안치된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은 49재인 오는 7월10일 장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건립위는 같은 날 비석도 세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