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캐피탈 차입전략, 채권 대신 장기CP?

더벨 황철 기자 2009.05.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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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년물 등 370억원 발행…1월 이후 금융채 조달 '뚝'

이 기사는 05월28일(15:4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KT캐피탈이 만기 1년 초과 기업어음을 차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370억원의 자금을 중장기 CP로 마련했다. 반면 주된 조달원이었던 금융채 발행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중장기 기업어음은 채권 발행에 비해 비용·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반CP에 비해 긴 만기로 안정적 차입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CP시장 활황으로 금리메리트가 커진 점 역시KT캐피탈의 조달 전략 수정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발행 비용 절감, 금리메리트 부각



현재(28일) KT캐피탈의 기업어음 잔액은 570억원이다. 이중 만기 1년 초과물은 370억원 어치로 전체 65%를 차지하고 있다. 모두 이달 들어 신규 발행한 물량이다. 나머지 200억원은 1년물(100억원)과 21일물(100억원)로 구성돼 있다.

KT캐피탈은 지난 11일 만기 14개월(428일)짜리 중장기 CP 100억원을 처음으로 발행했다. 12일과 15일에도 14개월물 CP를 통해 각각 50억원(422일), 20억원(418일)씩을 조달했다. 18일에는 만기를 더욱 늘려 2년물(729일) 200억원 어치를 한꺼번에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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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업계 최초로 중장기 CP를 차입 수단으로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5월 한달동안 중장기 CP로 조달한 자금은 올해 채권 발행액(7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서는 액수다.

그동안 KT캐피탈은 채권 발행을 주된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1분기말 KT캐피탈의 총 차입금(9756억원)의 92.3%(9000억원)가 회사채 발행분으로 구성돼 있을 정도다.



반면 기업어음은 90일 이내 만기 도래하는 자산·부채 비율 조절용으로만 활용해 왔다. KT캐피탈이 동종업계에서가장 안정된 차입구조를 갖췄다는 평을 들어온 이유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금융채발행을 통한 조달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중장기 CP발행이 추세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

KT캐피탈은 지난 1월23일 단 한차례(22-1·2·3회차 총 700억원) 금융채를 발행한 이후 4개월여 동안 채권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5월말까지 6회(12~17회차; 트렌치 제외)에 걸쳐 총 3300억원(사모 15회차 200억원 포함)을 조달했었다.



KT 지원 긍정적, 4.8%중반 유통

KT캐피탈의 차입전략 변화는 중장기 CP가 채권에 비해 조달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기업어음은 일단 신고절차가 간단하고 발행분담금·수수료 지출을 최소한으로 가져갈 수 있다.

또 KT그룹 계열사라는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금리 또한 채권수익률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최근 KT캐피탈 2년물 CP는 4.8% 중반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캐피탈 동일 만기(2년) 채권 금리5.72%(27일 민평 기준)와 비교하면 -90bp 가까이 차이가 난다.

중장기 CP로 1000억원을 조달할 경우 단순계산으로도 2년 동안 9억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KT캐피탈은 지난 1월 발행한 2년물 채권(22-2회차) 발행에서도 8.75%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 바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KT캐피탈의 경우 차입구조가 장기화돼 있고 KT 계열사라는 점 등이 부각돼 업종업계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중장기 CP가 자산·부채 만기구조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발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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