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정부 빚 '눈덩이', 주가도 '흔들'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5.2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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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2.1%↓… '기록적' 국채발행, GM 파산임박 등 악재 겹쳐

뉴욕 증시가 반등 하루만에 다시 일제 하락세로 마감했다.

제너럴 모터스(GM)의 파산이 임박하고 금융권 부실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가운데 기록적인 국채발행 파장이 겹쳤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73.47포인트(2.05%) 하락한 8300.02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7.27포인트(1.90%) 내린 893.06, 나스닥 지수 역시 19.35포인트(1.11%) 떨어진 1731.08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기존 주택 매매가 전월 대비 2.9% 증가한 468만건을 기록, 예상치를 넘어서면서 장중반까지 미 증시는 등락을 반복했다.
GM의 채무 재조정 실패가 확실시 되고, 부실은행 수가 15년만의 최대치에 달했다는 소식은 주가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

오후 들어 사상 최대 수준의 국채 발행으로 인해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미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증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미 증시는 하락폭을 키운 끝에 장중 최저치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 재무부 이번주만 1010억불 채권 발행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비해 17bp(0.17%포인트) 상승(채권가격 하락)한 3.72%까지 치솟아 지난해 11월17일 이후 6개월만의 최고치에 달했다.
사상 최대수준에 달한 국채 발행으로 수요처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재무부는 어제 2년만기 채권발행을 통해 400억달러를 조달한데 이어 이날 5년만기 국채 350억달러어치를 발행했다.
이날 5년만기 국채 낙찰금리는 2.31%로 시장의 예측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지만 앞으로도 기록적인 규모의 채권발행이 예정돼 있어 수요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무부는 내일도 7년만기 국채 260억달러어치를 발행하는 등 이번주에만 101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미 재무부는 올들어 국채 발행을 통해 7200억달러의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했다. 연준 매입분을 제외하고도 5955억달러를 빌린 셈이다.

◇ GM 파산보호 기정사실화, 백악관은 "아직 희망"



미 백악관은 모터스(GM)와 채권단의 채무재조정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GM을 존속시키기 위한 모든 이해당사자들간의 합의 작업을 여전히 진행중이며 진전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만간 이와 관련해 발표할 게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GM이 이번주중 파산보호를 신청할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GM은 금주 내로 이사회를 개최해 관련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GM은 앞서 26일을 시한으로 진행된 채권단과의 채무 조정 합의에 실패했다고 밝힌바 있다. 프리츠 헨더슨 최고경영자(CEO)는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 대부분이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합의한 협상 조건보다 채권단의 조건이 불리하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고 밝혔다.

GM주가는 이날 20% 폭락한 1달러 14센트로 마감했다.

◇ 금융주 급락 주도



국채 발행 비용이 증가하면 미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부양 정책이 타격을 입을수 있다는 우려로 금융주가 다우지수 하락세를 주도했다. J.P모간이 5.4%,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4.4% 등 주요 금융주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 260억달러의 자본을 확충, 정부 요구의 4분의3을 채웠다고 밝힌 뱅크 오브 아메리카도 초반 강세를 지키지 못하고 0.6%하락세로 마감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지난 1분기에 미국의 부실 은행은 작년말 대비 21% 증가한 305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994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또한 은행들의 파산이 이어지면서 FDIC의 예금 보호 기금은 1분기에 25%나 줄었다.



유가가 7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음에도 엑슨 모빌과 셰브론 등 주요 에너지 관련기업 주가도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어제 강세가 두드러졌던 기술주들은 오늘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움직임을 보였다.
샌디스크는 삼성전자와 반도체 특허 사용 계약을 연장했다는 소식으로 14% 급등했다. 삼성전자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와 관련해 지급할 거액의 로열티가 샌디스크의 실적을 크게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 유가 7개월래 최저..파운드 강세



수요 회복 전망이 지속되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63달러를 넘어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달러(1.6%) 오른 63.45달러로 마감했다. 마감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5일 이후 최고이다.

WTI는 지난 2월 배럴당 34달러까지 떨어진 이후 3개월여만에 80% 급반등했다.



미 에너지 정보국은 이날 국제 유가가 2015년 배럴당 110달러 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부는 이날 발표한 국제 에너지 수요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2030년에는 배럴당 13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경기 침체가 최악 상황을 벗어났다는 관측으로 파운드 환율이 달러대비 급등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8분 현재 달러/파운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82센트(0.51%)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600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이 1.60달러를 넘어선 것은 7개월만에 처음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0.65% 하락(달러가치상승)한 1.3894달러, 엔/달러환율은 0.17% 상승(엔화가치 하락)한 95.19엔에 거래됐다.

◇美 4월 기존주택매매 양호…모기지 신청은 감소

미국의 주택 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7일 미국의 4월 기존 주택 매매가 전월 대비 2.9% 증가한 468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월의 매매 건수는 잠정치 467만건에서 455만건으로 수정됐다.

지난주(22일 마감)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신청은 전주 대비 14% 감소했다. 모기지은행연합회(MBA)는 이날 지난주 모기지 신청 지수가 전주 대비 14% 하락한 78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차환(리파이낸싱) 지수는 19% 급감한 3890.4를 기록했으며 구매 지수는 1% 오른 256.6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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