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26일(13:5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한진해운 (5,190원 ▲10 +0.19%)이 2000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 발행조건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투자자 모집에 들어갔다. 이르면 내달 초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은 지난 8일 2년만기 2000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를 사모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2주간 발행 주관사인 맥쿼리증권과 구체적인 발행조건을 협의하고 시장조사에나섰다.
한진해운이 상환우선주를 발행하는 것은 부채비율을 더 이상 높이지 않으면서도 현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환우선주는 의결권이 없고 상환 만기가 정해져 있으며 매년 이자 같은 의무배당을 주기 때문에 사실상 채권과 다름없다. 하지만 '증자'의 형식을 띄고 있어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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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상환우선주는 사실상 채권이지만 자본으로 분류되는 장점이 있다"며 "올해 들어서만 6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부채율이 높아진 한진해운이 부채율을 더 이상 높이지 않으면서 외부 자금을 조달하려 상환우선주를 선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환우선주의 만기를 2년으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2년 후인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전면 시행되면 상환우선주는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된다. 한진해운은 상환우선주가 자본으로 인정되는 2년 동안만 활용할 셈이다.
발행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사모 방식이기 때문에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주당 발행가액 1만5000~2만원에 의무배당률(이자율) 5% 수준의 우선주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통주와 무의결권 상환우선주의 가격 괴리율은 평균 20% 정도다. 25일 기준 한진해운 종가(1만9300원)에 적용하면 상환우선주의 가치는 1만5440원이다. 여기에 배당효과와 할인 등 기타 요소를 감안하면 주당 발행가액은 1만5000원~2만원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상환우선주는 보통 일반 사채보다 의무배당률(이자율)이 높다. 이자지급 수단이 '배당'이기 때문에 반드시 회사가 이익을 내야 이자를 받을 수 있고, 파산 시 일반채권에 비해 후순위로 밀리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진의 신용등급은 A+. 26일 현재 A+등급의 사모 회사채 평균금리(2년물)는 4.86%다. 여기에 일정 수준의 추가 금리를 얹어 의무배당률이 결정된다. 지난 2006년 현대상선이 상환우선주를 발행할 때에도 회사채 신용등급(당시BBB+)에 70bp를 얹은 수준에서 의무배당률이 결정됐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최종 발행조건은 투자자 모집 후 공시할 것"이라며 "해운업계 업황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현금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