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뜨거운 취재경쟁…언론 수난시대

봉하(김해)=이승제 기자, 김지민 기자 2009.05.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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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대한 반감 표출 잦아..."당신 조중동 아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차려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언론사 기자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후 분향소가 봉하마을 회관에 차려지자 봉하마을은 중앙일간지, 방송사 등을 비롯해 전국에서 몰려든 전국 언론사 기자들은 뜨거운 취재경쟁을 펼치고 있다.

24일에는 전날보다 취재 언론사와 기자들이 더욱 늘어나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기사작성 및 전송 공간 등이 갖춰지지 않아 대다수 기자들은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 협소한 공간 등의 이유로 전원공급은 물론 언론 관련 부스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봉하마을을 찾은 조문객들과 빈소 관계자들 중에는 언론에 대한 섭섭함과 분노를 감추지 않는 이들도 많았다. 취재할 때마다 "어디 신문 기자냐. 조중동 아니냐"며 묻는 경우가 잦다.



전날에는 KBS 보도차량이 조문객들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관계자 수백명의 항의에 밀려 회관을 떠나는 일도 있었다. 이날에도 KBS 보도차량은 회관 근처에서 보이지 않았다.

기자들 중 일부는 기사 작성을 위해 조문객들의 식사를 위한 식탁을 빌려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여기는 조문객이 밥 먹는 공간이다. 당신들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는 거친 항의를 받고 서둘러 자리를 내줘야 했다.

전날 한 중앙일간지 기자는 조중동에 거칠게 항의하는 조문객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노트북에 물이 쏟아져 업무에 애를 먹기도 했다.


한 중앙일간지 기자는 "각오하고 왔지만 언론에 대한 반감이 예상보다 큰 것 같다"며 "다들 '몸을 사려야 한다'며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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