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 약세…환율은 제한적 하락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5.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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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원 하락한 1247.4원, 장중 낙폭 줄이는 분위기

코스피 지수 상승에는 시큰둥한 표정을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증시 하락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낙폭 만회로 답했다. 전일 종가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장을 마치긴 했지만, 장중 움직임은 '상승'에 가까웠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하락한 1247.4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17.9포인트(1.26%) 하락한 1403.75를 기록했고, 외국인은 500억원 넘게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종가 대비 7.6원 내린 124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1일(현지시간)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역외환율이 하락한 영향이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선물환 환율은 1241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장중 1237.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1230원대 환율에 대한 부담으로 이내 1240원선 위로 올라서기는 했지만 오전 내내 횡보세가 계속됐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오후 1시 이후. 코스피 지수가 하락 반전으로 돌아서자 환율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약 40분 만에 7원 정도 올라서면서 환율은 전일 종가에 바짝 다가섰다. 이후에는 횡보세를 보이며 1240원대 후반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에 대한 환율의 반응은 오전과 오후가 딴판이었다. 하락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가 낙폭을 줄이며 상승 반전에 성공했지만, 환율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코스피 지수가 하락 반전으로 돌아서자, 환율은 순식간에 낙폭을 반납하며 보합세로 올라섰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코스피 지수가 상승했지만, 1240원선에 기다리는 결제 수요가 많았고, 은행권 역시 매도를 참고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하락 압력을 버티던 환율이 오후 코스피 지수 하락에 재빠르게 반응했다"고 전했다. 주말을 앞두고 은행권의 매도 포지션 정리도 환율 하락을 막은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이날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에 '둔감하게' 반응했다. 오후 3시 기준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4엔 내린 94.17엔이었고, 달러/유로는 1.3906달러를 기록했다. 엔화와 유로화 모두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셈이다. 특히 유로화 가치는 전일 보다 1% 이상 올랐다. 반면 원화는 눈에 띄게 강세를 보이지 않았다.

다른 외환딜러는 그 이유에 대해 "3월 이후 다른 통화가 강세를 보이기 전에 원/달러 환율은 이미 많이 하락했다"며 "충분히 빠졌다는 심리가 있어 방향성을 두고 보는 장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거래 패턴을 이해할 수 없다"며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시장 심리가 하락에 쏠려 비교적 큰 물량이 나올 때도 누군가가 그 물량을 다 받아준다"며 "개입이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같은 시각 원/엔 환율은 100엔당 1324.77원, 원/유로 환율은 1734.63원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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