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두산에게 물어봐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5.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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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시장과 중국 건설시장에 건설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밥캣 등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들 두 회사의 업황은 전세계 경기를 좌우하는 미·중 경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13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미국 중소형 건설기계업체 밥캣의 월별 매출액은 올들어 4월까지 평균 16%씩 증가했다.



밥캣의 매출액 가운데 대부분은 주택 건설 또는 경작 등에 사용되는 경차 크기의 소형 건설장비 스키드 스티어로드에서 나온다. 이 가운데 경작 목적의 스키드 스티어로드 수요는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밥캣의 매출액 증가는 곧 미국내 주택 건설 수요가 늘었음을 뜻한다.

향후 미국 주택 건설 경기의 가늠자가 되는 미국 신규 주택 판매량은 지난 1월 33만1000채로 바닥을 찍은 뒤 2월과 3월 각각 35만8000채, 35만6000채로 늘어났다.



미국의 주택 건설 시장은 미국내 철강 수요 증가, 철광석 운송 수요 확대 등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전세계 해운, 조선, 철강 등 주요 산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미국의 주택 건설 시장이 회복에 앞서 바닥을 다지는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직 확신할 수는 없지만, 하반기부터는 미국 주택 건설 시장이 본격적으로 살아나면서 밥캣의 실적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내 굴삭기 판매 추이도 글로벌 경기의 향방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중국내 굴삭기 판매량이 글로벌 경제의 성장엔진인 중국의 건축, 토목 등 건설 수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월별 중국내 굴삭기 판매 대수는 지난해 12월 354대로 저점을 찍은 뒤 올들어 1월 590대, 2월 1467대, 3월 2017대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계절적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회복세가 엿보인다. 3월 판매 대수만 놓고 볼 때 지난해 같은 달(2910대)에 비해 여전히 적지만, 지난해 3월 폭설 피해 복구와 베이징 올림픽 등의 특수가 있었음을 고려할 때 양호한 수준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내 굴삭기 수요가 충분히 살아났다고 보기 어렵지만, 하반기부터는 지난해보다 판매 대수가 늘어날 것으로 현지 딜러들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인갑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5월 이후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중국내 굴삭기 시장 1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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