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 내년성장률 1.5%, V자회복 어렵다"

여한구.강기택 기자 2009.04.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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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한은 3.5%'와 큰 차이… 美·日 등 전망치도 낮춰

국제통화기금(IMF)이 22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1.5%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치는 지난 1월 제시했던 전망치 4.2%보다 2.7%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0%로 1월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IMF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7%의 안정세를 보인뒤 내년에는 3%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의 경우는 올해 2.9%, 내년 3%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G3 경기하락 영향 피할 수 없어=내년 한국의 성장률이 1.5%에 불과할 것이라는 IMF의 분석은 한국 정부가 예상한 4%는 물론 한국은행이 예상한 3.5% 성장보다도 훨씬 낮은 것이다.

이처럼 IMF가 한국의 경제회복 속도를 더디게 본 것은 G3(미국·유로·일본)의 경제 회복 지연이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빠른 성장은 어렵다는 인식이다.



IMF는 미국은 기존 1.6%에서 0.0%로, 유로는 0.2%에서 -0.4%로, 일본은 0.6%에서 0.5%로 각각 내년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세계 경제는 올해의 경우는 0.5% 성장에서 -1.3%로, 내년은 3% 성장에서 1.9% 성장으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G3 국가의 경기회복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한국을 포함한 신흥개도국만의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IMF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V자형 경기 회복 어렵다='V'자형이나 'U'자형보다는 'L'자 형태의 완만한 상승을 예견한 IMF의 이런 전망은 한국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각에서 조기 경기 회복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국제적인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IMF가 보수적인 분석을 내림으로써 급격한 경기회복 전망은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올해 4분기 이후에나 경기 저점을 찍은 뒤 서서히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을 수정할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 재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실물 경기 흐름을 판단해가면서 보겠다"고 말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도 "한국 경제는 높은 수출의존도로 세계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면서 "지금은 지나친 비관도, 낙관도 해서는 안될 때"라고 강조했다.

"금융불안 잠재 우려 있다"=IMF는 경제전망에 앞서 발표한 '세계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한국의 일부 거시 및 금융지표들에 대해 금융불안의 잠재적 우려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IMF는 지난해 9월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은행들의 순대외채무가 GDP(국내총생산)의 18.9%로 GDP의 10%를 넘어섰고 예대율이 120%로 100%를 초과하는 등 2가지 항목을 우려되는 요소로 지목했다.

하지만 올해 한국의 유동외채 비율은 93%로 예상해 IMF의 기준치인 100% 보다 낮게 봤다. 이는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IMF는 "동유럽 신흥국들에 비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타격을 타격을 적게 받았지만 대출자산의 질에 대한 우려가 커져왔고 기업의 운전자본 조달도 줄어들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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