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상승 이상무, 단 시간은 걸려"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김지민 기자 2009.04.20 16:28
글자크기

국회 정무위 공청회 "상승전환해도 본격회복까지 지루한 국면"

역시 정답은 없었다. 한국 경제가 저점을 찍고 완만한 상승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의견은 솔깃했다. 하지만 상승세로 전환한다해도 본격 회복까지 지루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 이견은 없었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20일 개최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경제 전망 및 극복방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발표자들은 모두 '비관 속 희망'을 찾는 듯 했다. 한국경제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급락 가능성이 낮아졌을 뿐 불황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표상 한국경제는 2분기 이후 저점 찍을 가능성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반드시 올 2분기나 4분기에 한국경제가 좋아질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이어 "미국의 재정적자, 구제금융 지원 등은 미 달러화 가치의 하락요인"이라며 "최근 외국인이 국내 주식·채권에서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고, 정부의 성공적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등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은 안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소비와 투자 위축의 향후 전개에 따라 한국경제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며 "우리 경기가 본격회복할 것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

이어 "하반기로 가면서 정부의 통화·재정정책 등 경기안정화 정책이 효과를 내면서 경제성장률이 0%대로 회복될 전망"이라며 "당분간 확장적인 통화·금융정책을 유지해야 하고, 큰 충격이 도래하지 않는 한 (이번) 추가경정예산으로 경기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새로운 자본확충이 이뤄지기 전까지 금융위기를 완전히 해소한 것이 아니다"며 "한국경제는 일부 지표상 호전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 및 경기 흐름은 일시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수지 흑자도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며 "경기급락 가능성이 낮아지긴 했지만 당분간 길어지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오노 히사시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지점장은 "한국경제는 올 4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회복 돼 이후 본격회복보다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장범식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위기는) 도매금융이 실물경제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경제의 조기 회복은 굉장히 지연될 수 있다"며 "글로벌 디레버리지로 인해 달러 유동성 문제가 심각해졌고, 이것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불안 요인이 혼재된 상태에서 국내 경기도 침체국면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경호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선진국 경기는 현재 급격한 침체상황의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당분간 경기의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추 국장은 이어 "여전히 높은 가계부채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아직 거품(버블)이 있는 것 아니냐"며 "정부에서는 글로벌 위기에 대응해 실물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양호한 정부부채 비중 등 재정건전성을 보유하고 있어 여력은 상대적으로 갖춘 상태"라며 "부실자산을 빨리 처리해 정상영업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