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호 '박연차 투자금' 국내 2곳 우회투자

류철호, 장시복 기자 2009.04.1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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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인터넷서비스업체 '오르고스' 압수수색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대주주로 있는 '엘리쉬&파트너스'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 250만 달러 가운데 일부를 국내 업체 2곳에 우회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15일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엘리쉬&파트너스가 국내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오르고스 한국지사와 또 다른 업체 1곳에 박 회장 돈 일부를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14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오르고스 한국지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투자내역이 들어있는 통장과 외환거래 내역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엘리쉬&파트너스가 25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오르고스사는 본사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고 한국에 지사가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엘리쉬&파트너스가 투자한 또 다른 국내 업체인 A사에 권양숙 여사의 동생 기문씨가 돈을 투자한 단서를 잡고 14일 기문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기문씨가 건호씨와 연관된 사업에 투자한 점으로 미뤄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가 건호씨의 사업 전반을 이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지난해 2월 박 회장으로부터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로 500만 달러를 송금 받아 220만 달러는 계좌에 남겨놓고 30만 달러는 직접 투자한 뒤 나머지 250만 달러를 엘리쉬&파트너스로 넘겨 대부분 외국기업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건호씨가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엘리쉬&파트너스 대주주가 된 이유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점 등에 비춰볼 때 건호씨가 연씨와 함께 박 회장에게서 돈을 받고 투자를 결정하는 등 사업 운영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측은 "연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투자받았을 뿐 건호씨와는 무관하다"고 관련성을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은 건호씨를 16일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연씨와 함께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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