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PB고객 "예금서 투자로"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9.04.0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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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못참겠다… 묻어두면 손해"

-정기예금 금리 VVIP에도 연 4%대 그쳐
-채권 펀드 파생상품까지 새 투자처 물색

최근 경제상황이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에 자금을 피난시켜 놓았던 은행 PB고객들이 투자처 찾기에 나서고 있다.

극단적으로 위험을 회피했던 경향에서 벗어나 적당한 수준의 위험을 감내할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반토막 난 것도 은행 고객들이 대안을 찾아 나서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 PB고객 "예금서 투자로"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PB센터들은 정기예금을 대체할 금융상품을 알아봐 달라는 고객 요청이 늘어나자, 정기예금의 안전성과 5%대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대안상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A은행의 PB는 "상당수 고객들이 너무 낮아진 정기예금 금리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번 주부터 국내 우량기업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연 5.5%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파생결합상품을 대체상품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생금융상품은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거의 외면받은 상품이다.



최고 연 7%대에 달했던 정기예금(1년제) 금리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인하하면서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현재 은행권이 최고 VIP고객에게 제공하는 정기예금 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도 연 4%대를 넘지 못한다.

주식이나 펀드 상품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B은행의 PB는 "상당수 고객들이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지난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정기예금에 돈을 묻어두던 고객들이 차상위 신용도의 금융상품과 주식 등 자산투자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투자의 경우 신용도가 떨어지는 BBB등급 회사채와 우량기업의 해외발행채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며 "개별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최근 변화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단기 급등한 터라 고객들이 선뜻 뛰어들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C은행 PB도 "고객들이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상품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 같다"며 "주식형 펀드의 경우 아직 신규 가입고객은 찾기 힘들지만 고객들의 펀드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인덱스펀드나 매월 일정금액을 투자하는 적립식펀드를 고객들에게 추천하고 있다"며 "정기예금의 경우 매력이 떨어진 터라 고객들에게 권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상당수 PB들은 현재 세계경제가 바닥을 치고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낙관론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여러 변수로 인해 출렁임은 자주 나타나겠지만, 앞으로 3~4년 후 경제가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PB는 "경제가 회복국면 진입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조금 길게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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