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택시장, 위기인가 바닥인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04.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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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류 주택 매물 소진돼야 진정한 바닥…위기 한풀 꺾여

미국 주택 시장 관련 지표들이 호·악재가 혼재된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을 혼란 속에 빠뜨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은 오히려 주택시장의 바닥이 가까웠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부동산 시장 바닥 논쟁도 이를 반영하듯 불이 붙었다.

일각에서는 주택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주택 시장이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났다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조심스런 입장이다.



주택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점은 부담이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충분히 하락했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주택 판매가 서서히 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호재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20개 대도시 지역의 집값을 반영하는 1월 S&P/케이스실러지수는 전년동기대비 18.97% 하락했다.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한 것이다.



미국 집값은 2003년 수준으로 추락했다. 주택 가격 지표로만 놓고 봤을 때 미국 주택 시장은 최악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아직 악화일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데이빗 블리처 S&P 케이스실러지수 위원회 위원장은 "케이스실러 지수에 따르면 미국 주택 시장에서는 아직 어떠한 회복 징후도 찾아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조슈아 샤피로 MFR 이코노미스트도 "아직 주택 가격이 바닥에 도달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생각해 보면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에 나설 정도로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실제 주택시장 판매 물량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2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대비 4.7% 증가한 33만7000채를 기록했다. 2월 기존주택판매도 전월대비 5.1% 증가한 472만채를 기록했다. 2월 주택착공건수는 전월대비 22% 급증한 58만3000채를, 2월 건축허가는 전월대비 증가한 54만7000채를 나타냈다.

또 연방주택금융지원국(FHFA)은 1월 주택가격이 전월대비 1.7% 상승했다며, 케이스실러지수와 상이한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말 바닥은 온 것일까. 아니라면 언제쯤 주택 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우선 덤핑 판매되고 있는 주택 물량이 소진되고 주택 시장 판매가 정상으로 되돌아와야지만 이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이코노미스트는 "압류 처분된 주택이 싼 가격으로 팔리는 것이 줄어드는 시점이 바로 주택 가격이 바닥을 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월 압류처분된 주택의 숫자는 24만3000채로 전달 21만7000채에 비해 증가했다.

잔디는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모기지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면 압류 주택의 숫자가 올 연말부터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는 올 연말부터 주택 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할 것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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