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車업계에 기회 더 준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03.3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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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치 못할 경우 파산…"지원없이 살아남아야"

미국 정부가 파산 위기를 겪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더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게 '근본적인 구조조정'(fundamentally restructure)에 나설 수 있는 마지막 한 번의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GM과 크라이슬러가 정부 지원 없이도(wards of the state)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지론을 펼쳤다.



이 같은 발언은 최악의 경우 어쩔 수 없이 GM과 크라이슬러를 파산시킬 것이지만 파산이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다.

◇ 오바마 "車업계 마지막 기회 주겠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자동차 구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자동차 업체들이 사라지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면서 "GM과 크라이슬러에게 새롭고 최종적인 시한을 다시 한번 제공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GM에게 새로운 구조조정 제출 시한으로 60일을, 크라이슬러는 피아트와 제휴를 맺을 수 있도록 30일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자동차 업체들이 좋지 않은 의사결정을 지속하도록 할 수 없으며, 또 세금이 끊임없이 투입돼 회생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GM과 크라이슬러가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 GM 구조조정에 60일, 크라이슬러 피아트 제휴에 30일



오바마 행정부는 "GM이 계획을 마련하는 향후 60일동안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게 충분한 운영 자금을 지원해 줄 것"이며 "자동차 태스크포스팀이 GM과 더 나은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GM을 직접 운영할 의도나 관심이 없다"면서 "오직 관심이 있는 것은 GM이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지원을 위해서는 채권자, 주주, 직원 등 이해당사자들이 더 큰 희생을 할 각오를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크라이슬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면서 "크라이슬러는 생존을 위해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60억달러 자금지원은 피아트와의 합의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크라이슬러가 피아트와 제휴하는 것이 살아남기 위한 가장 좋은 해법이며, 최악의 위기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충분한 방안을 제시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 계획 충분치 못할 경우 파산 불가피



오바마 대통령은 자동차 업체들이 제출할 계획이 충분치 못할 경우 '구조화된 파산' 절차에 돌입하는 것이 부채를 청산하는데 더 나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으로 파산 절차가 회사를 분리하는 것보다 오래된 부채 청산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는 이어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은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자동차 산업 지원을 위해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해야 하며, 크라이슬러는 이탈리아 피아트와 제휴를 맺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왜고너의 뒤를 이어 프리츠 핸더슨 GM 사장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CEO가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왜고너의 사임은 GM 경영진에 대한 비난의 의미는 아니다"면서 " GM이 새로운 비전을 갖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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