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당분간 현실정치 떠나겠다"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03.2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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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는 흔들려도 뽑히지 않는다"

이재오 한나라당 전 의원은 29일 "당분간 현실정치에서 떠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구산동 자택에서 귀국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이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라 국회나 정부, 당·정·청에 이러쿵저러쿵 참여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분간'이 좀 오래 갈 수도 있겠지만 지나봐야 알 것 같다"며 "빈말이나 정치적 수사는 아니고 미국에서 해왔던 일이 정리될 때까지 현실정치를 안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은 "현실정치는 현역의원들이 있으니 그분들이 잘 하실 것"이라며 "나는 한국의 50년, 100년 후 미래에 대해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정치를 해야 할 여건이 온다면 헌신적으로 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 전 의원은 당내 계파 갈등 우려와 관련한 질문에 "그 사람이 한 시대를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조명하면서 정의로웠던가, 사사로웠던가, 개인의 이해관계를 위해 정치에 개입했던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이기고 지는 것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옳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다 털어버려야지 지난날을 자꾸 되돌아보거나 과거에 발목 잡힌 사람에게는 미래가 없다"며 "바람이 나무를 흔들 수도 있지만 뿌리가 깊은 나무는 흔들려도 뽑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이상득 의원을 찾아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에 어른이 몇 분 안 계신데 가서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나보다 나이 많은 분들에게 인사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답했다.

이 전 의원은 "귀국 후 이명박 대통령과 만났느냐"는 질문에 "아직 못 했다"며 "나갈 때 인사를 했으니 돌아와서도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향후 정치 일정과 관련해 이 전 의원은 "아직 특강 등은 계획된 바가 없다"며 "아침에 지역구를 도는 것은 몇 십년간 하던 것이니까 내일은 지역구를 한 바퀴 돌고 인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10월 재보선 출마 여부와 관련, "아직 봄도 덜 왔고 10월이 되려면 아직 세월이 많이 남았다"며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다. 한국정치라는 것이 먼저 생각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 전 의원은 언론이 '극비 귀국'이라고 칭한 것과 관련해 "유명인사나 정치인이 해외에 나갔다가 귀국할 때 박수치고 환영하는 것은 일종의 공항정치는 구태"라며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했으면 나부터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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