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급락에 '대세' 바뀐 환율 시장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3.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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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0원 지지선 뚫리자 원/달러 환율 큰 폭 하락 이어가

단 '10분'이 전체 판을 뒤흔든 한 주였다.

이번 주(23~27일) 원/달러 환율은 63.5원이나 떨어졌다. 23일부터 26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계속됐고 하방 지지선은 1380원에서 1310원으로 후퇴했다.

특히 지난 25일 장 마감 전 10분간 쏟아진 '매도 폭탄'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10분 동안 달러 매도세가 쏟아지자 굳건할 것으로 여겨졌던 1380원 지지선이 순식간에 무너졌고, 이어진 하락세에 환율은 장중 한때 1308원까지 내려갔다.



23, 24일에는 1380원선 하향돌파 시도와 반발 매수세가 팽팽하게 맞섰다. 이틀 연속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1380원선은 쉽게 뚫리지 않았다.

25일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환율은 이날 내내 1380~1385원을 오가며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장 마감 10분을 남겨두고 '사건'이 벌어졌다. 오후 2시 50분경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강한 매도세가 등장했고, 1380원선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당황한 시장 참가자들의 추격 매도세까지 가세해 환율은 10분 만에 20원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환율은 1363원에 거래를 마쳤고, "하락이 대세"라는 심리를 확산시켰다. 26일 환율은 하루 만에 32.5원이나 떨어졌다. 27일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장중 한때 1308원까지 내려앉았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이대로 가면 1200원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1200원대는 아직 이르다'는 심리가 저가 매수로 이어졌고, 환율은 1349원까지 올라간 상태에서 장을 마쳤다. 하지만 10분간의 급락이 강력한 저항선이었던 1380원선을 무력화시켰고, 환율 예측 범위를 1310~1350원으로 끌어 내렸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상승 압력과 하락 압력이 팽팽하게 맞서 1380원선에서 공방을 벌이다 이 선이 무너지는 순간 매도물량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반발 매수세 등에 의해 억눌려있던 하락 재료들이 1380원 지지선이 무너지자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며 "이후 환율은 걷잡을 수 없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새 지지선인 1310원을 언제 뚫을 수 있을까'로 넘어간 상태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환율이 하향 추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분간 1200원대로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른 외환딜러는 "아직 달러 매도 물량이 남아 있고, 환율 하락 추세가 워낙 강해 언제 하락세가 재개될지 모른다"면서 "단지 지금 팔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심리가 강해 환율 하락이 주춤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환율이 1300원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 경기 부양책이나 금융시장 안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코스피 지수가 1300선을 넘는 등 추가적인 변수가 발생하면 1200원대 진입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당분간 1300원대 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국내 금융기관들이 안정적인 달러화 확보를 이어가고 국제 금융 위기의 안정세가 지속된다면 1300원선 하향 돌파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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