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하루만에 재상승, 지표 호전 행진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3.26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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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1.2%↑… 주택·내구재 주문 호전, 금융주 막판 뒷심

주택 및 소비 관련 경기지표의 깜짝 상승에 힘입어 미 증시가 하루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89.84포인트(1.17%) 상승한 7749.81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7.63포인트(0.95%) 올라선 813.88, 나스닥 지수 역시 12.43포인트(0.82%) 오른 1528.95로 장을 마쳤다.

개장 전 발표된 2월 내구재 주문이 예상을 깨고 7개월만에 '깜짝 상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내구재 주문에 이어 미국의 2월 신규주택판매도 예상을 깨고 늘어난 것으로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됐다.



오후 들어 상승탄력이 줄어든 가운데 미 국채 입찰이 부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장 후반 미 증시는 하락세로 반전, 여전히 랠리 지속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태임을 반증했다.

한때 다우 하락폭이 100포인트까지 확대됐지만 장 종료를 1시간 앞두고 다시 증시바닥 심리에 기댄 매수주문이 늘어나면서 200포인트 가까이 반등하는 뒷심을 발휘,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 금융주 뒷심, 주택관련주 동반강세

경기회복 기대로 금융주가 막판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반전에 기여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케네스 루이스 회장이 구제자금을 다음달까지 갚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6.65% 상승했다. 무디스가 장 종료를 앞두고 "구제자금을 추가로 받아야 할 것"이라며 신용등급을 하향, 케네스 회장의 발언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주가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J.P모간이 8.4%, 골드만삭스 2.1% 모간 스탠리 3% 등 대형은행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이어갔다.

신규 주택판매가 예상을 뒤엎고 상승하면서 톨 브러더스 등 주택 관련 업체도 강세를 이어갔다.



◇ 기축통화 논란, 달러 약세...유가 하락

새 기축통화 필요성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갈등양상을 빚으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31센트(0.97%) 상승(달러화 가치 하락)한 1.36달러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0.5%하락(엔화 상승)한 97.37엔에 거래됐다.
6개국 주요통화대비 달러 인덱스(DXY)는 0.18% 하락한 83.71을 기록중이다.



새 기축통화 필요성을 주장하는 중국 등 신흥 국가들이 달러수요를 줄일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풀이됐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엇갈린 입장표명에 대한 혼선도 작용했다.
MF글로벌의 외환전략가 제시카 호버슨은 "정부가 신뢰성을 가질때만이 정책이 효율성을 지닌다"며 "5분 사이에 말을 바꾸는 장관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은 의회 증언에서 "중국측의 제안은 IMF의 특별인출권(SDR) 활용도를 높이자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하며 이같은 제안에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에서 열린 외교협회(CFR)의 기자회견에서는 뉘앙스를 달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 위상이 달라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달러는 앞으로 오랫동안 세계의 주도적인 지불준비통화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수요감소로 인해 미국의 원유재고가 16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전날에 비해 1.21달러(2.2%) 떨어진 52.77달러로 마감했다.

미 에너지 정보국은 이날 지난주말 기준 미국의 원유재고가 전주대비 330만배럴 증가한 3억566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3년 7월 이후 최고수준이다. 플래츠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재고가 140만배를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 내구재 주문-신규주택판매 '깜짝' 호전

미 상무부는 25일 지난달 내구재 주문이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인 2.5% 감소를 깨고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앞서 1월까지는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운송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역시 2% 감소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3.9%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최고치이다.

기계 컴퓨터 등 수명이 오래가고 가격이 비싼 내구재 소비는 경기침체의 영향을 가장 빠르고 크게 받는다. 또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내구재 주문 증가가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내구재 주문 회복은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징후로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기업 투자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비 국방부문 자본재 주문이 지난 1월 11.3% 급락세를 딛고 지난달에는 6.6% 상승세로 돌아섰다.

내구재 주문에 이어 미국의 2월 신규주택판매도 예상을 깨고 '깜짝 상승'했다.
미 상무부는 25일 2월 신규주택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4.7% 오른 33만7000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신규주택 매매가 전월의 30만9000채에서 30만채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2월 신규주택의 평균 매매가는 20만900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8%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3년 12월 이후 최저수준이다.

◇ 국채가격 하락...입찰 부진

외국인들이 미 국채 입찰에 냉랭한 반응을 보이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수익률 상승)했다. 이로 인해 미 정부의 경기 부양 및 금융안정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이뤄진 340억달러어치의 5년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수익률이 1.849%를 기록했다. 이는 예상수익률 1.801%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직전 입찰 경쟁률이 2.21대1 이었던데 반해 이날 경쟁률은 2.02대 1에 머물렀다.

특히 외국 중앙은행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로 구성된 간접 응찰의 매입물량은 30%에 그쳐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미 국채의 최대 수요처이자 최대 달러 공급원인 외국 기관들의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영국이 입찰자 부족으로 7년만에 처음으로 225억달러 규모의 40년만기 국채 발행에 실패한 점도 채권시장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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