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03.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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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미국·일본 교포 대상 해외마케팅 효과 뚝

최고 1600원까지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떨어졌다.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자 정부 당국은 한숨을 돌렸다. 1000선이 붕괴됐던 코스피지수는 단숨에 12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환율 안정이 모두에게 '행복한 뉴스'는 아니다. 고환율을 활용해 미국, 일본 등 해외 교포에게 미분양아파트를 팔려던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오히려 당혹스럽다. 환차익을 내세워 해외마케팅을 시작했는데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으니 그럴만도하다.



건설업계에선 GS건설 (19,160원 ▲80 +0.42%) 현대산업 (11,370원 ▲550 +5.08%)개발 롯데건설 두산건설 (1,240원 0.0%) 등 상당수 업체가 미국·일본 등 해외교포를 대상으로 미분양아파트 판매를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미국 교포를 대상으로 미분양 설명회를 준비중인 한 건설사 분양소장은 "요즘은 아침 저녁으로 환율 조회하는 게 일"이라며 "환율이 뛰어 해외판매를 준비했는데 실적을 올리기도 전에 환율에 발목이 잡힌 기분"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입지나 상품이 마음에 드는데도 환율 변동 때문에 최종 결정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그의 귀띔이다. 환율 10원, 20원에 민감한 교포들에게 한채에 수억원씩 하는 고가상품을 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또 "사실 지금(1300원대후반) 계약해도 당초보다 30%는 싸게 사는건데 그동안 환율이 너무 치솟다보니 손해본다고 생각하는 고객들도 많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달러 고객을 유치하기가 더 어렵다"고 털어놨다.

반면 최근 환율이 하락세지만 해외마케팅에 승산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400∼1500원을 넘었을 때 국내에 여유자금을 송금한 교포들이 꽤 많다"며 "환율 추이를 지켜보다 다시 오르는 시점에 계약하겠다는 매수 대기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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