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한달여만에 1380원대로..하락 끝은?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3.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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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한때 1370원대까지 떨어져...'눈치보기 장세'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 10여일 만이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1391.6원)보다 8.1원 내린 1383.5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증시에서 불어온 훈풍이 장 초반 환율 하락에 힘을 실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9.6원 하락한 1382원에 장을 시작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선물환 환율이 1380.5원에 거래를 마친데 힘입었다.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 부실자산 처리 세부 방안 발표가 뉴욕 증시를 끌어올렸고,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에 비해 497.48포인트(6.84%) 오른 7775.86로 장을 마쳤다.

환율은 장 초반 한때 1376.7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는 장중 최저가 기준으로 지난달 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어진 저가 매수세에 환율이 1380원선 위로 올라선 뒤 지난 18일 이후 계속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졌다.

뉴욕 증시와 코스피 지수 상승세, 글로벌 달러 약세 등 하락 재료가 힘을 얻어 환율이 1380원선 하향 돌파를 시도하면 저가 매수세가 이어지고, 환율이 1385원을 넘어서면 다시 하향 압력이 가해지는 패턴이 계속됐다. 미국 정부의 금융 부실자산 처리 방안 발표도 장 초반 이후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장 마감 직전 달러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이 1370원대로 진입하기는 했지만, 이어진 반발 매수세에 밀려 결국 1370원대 마감에는 실패한 채 장을 마쳤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좀 더 떨어질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면서도 "아직 환율 하락을 막는 변수들이 존재해 1380원선이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환율 상승 요인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 △무역수지 흑자 추세 등을, 하락 요인으로는 △최근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 △조선업체의 신규수주 부진 등을 꼽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1380원선 붕괴 여부에 대해 다양한 전망을 내놓았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380원에서 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1380원선이 쉽게 뚫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1380원선이 붕괴되면 다음 지지선이 1350원~1360원 사이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1380원선이 공고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 선이 붕괴되면 다시 한 번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이 당분간 1370원~1390원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10일 이후 환율 급등을 가져왔던 리스크들은 대체로 해소됐지만, 올 초 환율이 이 범위에서 약 15거래일 가까이 머물렀기 때문에 그에 상당하는 거래가 이뤄져야 새로운 방향성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딜러는 "환율 하락 여건이 예전에 비해 충분히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1370원~1390원 범위에서 거래가 충분히 이뤄지고 나면 새로운 하락 모멘텀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08엔 오른 98.29엔이었고, 달러/유로 환율은 1.3664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407.43원, 원/유로 환율은 1890.41원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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