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값 하락으로 수입 반토막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9.03.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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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사상 최대 흑자 1등공신"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수입이 1년 전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수출 감소율은 수입 감소율의 3분의1에 불과해 사상 최대 월간 무역 흑자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입은 155억55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3% 감소됐다. 수입 감소율은 지난 1월 31.9%에 달했다가 2월 들어 30.9%로 소폭 완화됐지만 이달 들어 다시 확대됐다.



이같은 감소율이 월말까지 유지된다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를 겪었던 1998년 7월 기록했던 -43.9% 이후 최대치가 된다. 정부는 다만 이달 하순에 원유 수입이 몰려 있어 수입 감소율은 현재보다는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기본적으로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때문. 국제 유가 상승기인 작년 3월 두바이유 현물은 월평균 배럴당 96.87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유 가격은 이달 들어 배럴당 43.76달러로 53.11%나 하락했다. 여기에 수출 감소와 국내 소비 위축 등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 수입 감소폭을 키웠다.



반면 수출은 상대적으로 감소율이 낮은 편이다. 이달1일부터 20일까지 181억5600만달러으로 13.4%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선박 수출이 50% 이상 증가하면서 수출 곡선을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보기술(IT) 제품과 자동차, 석유화학 제품 등도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에 힘입어 감소율이 20%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수출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이 본격화되면 수출 호조세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 감소율이 수입 감소율의 3분의 1에 머물면서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는 26억100만달러로 지난 2월에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보통 수입은 월초에, 수출은 월말에 몰리는 점을 감안할 때 월말까지 무역수지 흑자는 1998년 4월에 기록한 38억50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입감소율 확대와 수출 감소율 둔화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 원유 및 원자재가격 급등세가 작년 7월까지 계속됐던 점을 감안할 때 오는 7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수입 감소세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지경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접어드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3∼4개월 동안은 고환율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역수지 흑자가 금융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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