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vs"순응" 삼성-LG, LED TV '二色 전략'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9.03.23 08:50
글자크기

삼성 "시장 적극 창출" VS LG "수요 보면서 대응"

차세대 TV인 발광다이오드(LED) TV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른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적극적으로 시장을 창출하는 '능동형'이라면 LG전자는 제품은 내놓되 시장 수요를 보면서 대응하는 '순응형'이다. 출시되는 제품들에 적용된 기술도 다른 방식을 택했다.

◇에지형 VS 직하형=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 (110,100원 ▲600 +0.55%)도 오는 5월께 LED TV 4개 제품(107㎝-42인치형, 119㎝-47인치형, 140㎝-55인치형 2개)을 출시한다.



LG전자의 LED TV는 삼성전자와 달리 광원인 LED를 패널 바로 뒷면에 두는 직하방식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LED를 패널 위, 아래, 좌우측면에 두는 에지형 LED TV 두 가지 시리즈 각 세 모델씩(101cm-40인치형, 116cm-46인치형, 140cm-55인치형) 6종을 출시했다.

LCD는 자체적으로 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형광등과 같은 광원으로 LCD의 뒷면이나 측면에서 빛을 비춰줘야 화면이 보인다. LED TV는 형광등(CCFL) 대신 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LCD TV를 말하는 것으로 LED를 LCD 뒤에 붙이느냐 LCD의 테두리에 붙이느냐에 따라 직하방식과 에지방식으로 분류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에지 방식이 두께를 줄이는 데는 유리하지만 화질 면에서는 직하방식이 낫다"며 "제품 경쟁력 면에서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에지형은 효율성이 높은 LED가 있어야 만들 수 있다"며 "에지형으로 못가는 것은 발열에 따른 변형 문제, 효율성 등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에지 방식이 직하보다 화질이 떨어진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직하형이 에지형에 비해 LED가 더 많이 사용돼 제품 가격대는 LED TV 가격이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요 충분할 것" vs "수요 빨리 늘기 힘들 것"= 두 회사 모두 다양한 LED TV 제품을 선보이며 사실상 올해를 LED TV의 원년으로 선언한 셈이지만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삼성전자는 적극적으로 시장 수요를 창출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올해 매출 기준으로 LCD TV 시장이 처음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LED광원을 탑재한 LCD TV로 시장을 만들어 간다는 전략이다. 수요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 조사 결과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올해 시장 규모도 300만대 정도로 보고 수요 창출 노력에 따라서는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LG전자는 LED를 채용한 LCD TV 시장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수요는 있겠지만 가파르게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조사기관의 전망도 올해 전체 LCD TV의 1~2%가 LED를 채용한 LCD TV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200만 대가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LG그룹 다른 계열사의 한 관계자도 "LED형 LCD TV와 기존 냉음극형광램프(CCFL) LCD TV와의 가격차가 아직까지 상당해 수요가 빠르게 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LED 사업 속도도 차이= 그룹 내 LED 관련 사업 진척도도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가 계열사인 삼성전기를 통해 경쟁력 있는 LED를 공급받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계열사인 LG이노텍이 LED 사업을 하고 있지만 수율 등에서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삼성전기와 삼성전자는 최근 공동 출자 형태로 LED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삼성LED를 다음달까지 설립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LG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LED TV 시장은 한, 두해로 승부가 나지 않는다"며 "초기 시장의 우위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