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기 적절한 재테크 요령은?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2009.03.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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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이 뚫린 듯 위로만 치솟던 환율이 하강비행을 하고 있다. 18일엔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진입까지 시도했다. 불과 보름 만에 200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예측은 역시 '신'의 영역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1600원대에 근접할 때엔 1700원, 1800원까지 간다는 추측들이 난무했지만 환율이 1400원대로 내려오자 1200원까지 내려간다는 전망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환테크가 어려운 점이 바로 이것이다. 주가도 그렇고 경제전망도 그렇지만 환율 예측은 특히 그렇다. 변동성이 봄 처녀 마음만큼이나 변덕스럽다.

그렇지만 환율예측이 매우 중요한 사람들이 있다. 달러예금을 갖고 있는 사람이나 자녀를 외국유학에 보낸 사람, 여행이나 유학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에겐 환율의 방향성이 곧 돈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전망이 불투명하긴 하지만 그동안 고공행진을 벌이던 환율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환율하락기에 적절한 재테크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달러 예금 어떻게 활용하나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부터 조금씩 달러를 사서 달러 예금 통장에 넣었던 A씨(32)는 최근 원화로 환전할 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에 지금 환전하면 약 20% 가량의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많은 욕심 부리지 않고 지금 팔았다가 환율이 많이 떨어지면 다시 사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 팀장은 "환율이 계속 하락한다고 가정한다면 지금과 같은 시기엔 갖고 있는 달러 예금을 조금씩 팔고 나중에 환율이 많이 떨어졌을 때 다시 조금씩 사는 재테크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달러예금은 투기성 상품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재테크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환율변동은 정확한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약 1% 내외인 외화예금 거래 시 환전수수료도 부담이다. 거래를 자주 하면 할수록 환전수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소액의 달러를 갖고 있는 경우는 높은 환전 수수료를 생각할 때 그냥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때엔 장중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장 마감 후인 오후 3시 이후에 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장중에는 워낙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원하는 가격에 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 여행ㆍ출장 갈 때 신용카드 써라

직장인 B씨(38)는 최근 한달간 해외출장 갈 일이 생겼다. 그런데 돈을 달러로 환전해서 가져갈지 아니면 신용카드를 쓸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만약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한다면 지금 달러로 환전해서 가져가는 것이 손해이기 때문이다.

B씨처럼 해외로 여행 및 출장을 갈 때 달러로 미리 환전을 해서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중요하다. 그 사이에 달러 가격이 변동되었을 때 환차익을 볼 수도 있고 반대로 환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는 달러를 환전하지 말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국내에서 원화로 정산해서 결제하는 동안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해외 신용카드는 사용시점이 아닌 결제 시점의 환율이 적용돼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비자카드 마스타카드의 해외 사용 수수료는 사용액의 약 1%다. 국내 은행에서 달러 로 환전할 때 수수료가 기준 환율의 1.65%~2.0%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높은 수준으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런 만큼 환율이 하락할 때엔 달러로 환전해서 사용하는 것보다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유학 경비는 가능한 한 늦게 보내라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낸 속칭 기러기 아빠들에겐 돈을 보내는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보름 동안 200원씩이나 하락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송금 시점에 따라 적지 않은 돈을 날릴 수도 있고 이득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유학경비는 최대한 늦추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유학경비로 송금해야 할 달러를 원화로 사는 가격이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만약 1300원대까지 떨어진다면 그만큼 송금해야 할 달러의 가치도 줄어드는 것이다. 이것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했을 때 그만큼 이득을 본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환율이 하락했을 때를 예측한 것이기 때문에 환율이 다시 급등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환율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송금시점이 언제가 좋은지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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