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육로통행 재개…정상화는 불투명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09.03.17 16:36
글자크기

北, 경의선·동해선 입출경 육로통행 허용

남북간 육로통행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숨통을 조였던 북한이 17일 육로통행을 전면 허용했다. 이로써 지난 13일부터 막혔던 경의선·동해선 육로 통행이 이날 남북 양측 방향으로 모두 가능하게 됐다.

북한은 이날 오전 개성공단과 금강산으로 오가는 경의선과 동해선의 육로통행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우리측에 전달했다. 통일부는 "10시 3분 경 북측 서해지구 군사실무책임자 명의로 경의선 지역의 출경과 입경에 대해 전부 승인하는 통지문이 왔고, 10시 20분 경에는 동해선 통행 허용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같은 조치로 이날 우리측 인원 287명이 출경해 개성공단으로 들어갔다. 당초 이날 경의선 출경 신청 인원은 546명이었지만 정부측에서 상황의 유동성을 고려, 기업들에게 최소 인원만 출경하도록 협조를 요청한 데 따라 일부 인원들은 출경을 포기했다. 게다가 통행이 차단되는 사태를 우려한 이들과 구비 서류를 갖추지 못한 인원까지 포함해 예정 인원 중 259명의 방북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창섭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 등 22명의 입주기업 대표들도 북측 관계자들을 만나 기업 경영의 어려움을 전하고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해 개성공단에 들어갔다. 아울러 나흘 만에 개성공단 방문길이 열리면서 식자재 및 원·부자재, 연료 등 물자 공급이 대거 이뤄져 공단 운영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통행 허용 조치는 일단 이날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전면적인 통행 정상화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우리측은 18일 740명의 출경 계획을 북측에 전달했지만 예정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북측으로부터 출경 동의서가 올 지 여부는 판단 불가능하다"며 "여러 추측은 가능하지만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임진각에서는 납북자가족모임과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보수단체가 북한을 자극하는 내용의 전단 살포 행사를 벌여 이로 인해 개성공단 통행 문제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입주기업들과 근로자들은 여전히 개성공단 통행 차단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이며 방북시 안전 논란 역시 확산될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앞서 키리졸브(key resolve) 훈련 개시일인 지난 9일 1차로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한 후 다음날 곧바로 정상화한데 이어 지난 13일부터 다시 통행을 차단하는 등 통행 허용과 제한을 반복하며 예측불허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