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급 호재, CDS 청산소가 설립되다.

박문환(샤프슈터) MTN기자 2009.03.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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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보기]공습경보에서 경계경보로<1>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매머드급 호재, CDS 청산소가 설립되다.


미국 시장이 S&P 500 지수 기준으로 지난 주에만 10%가 넘게 상승했다. 물론 773~846에 걸쳐있는 초강력 저항대를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아직은 비관적인 마음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동안 이 시장의 하락을 은행업종이 주도했었는데 그 은행업종의 상승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했었다는 점(S&P 은행업종 지수가 지난 주에만 49.02에서 71.51로 무려 45%이상 상승)과 더불어 지금까지 주가가 하락과 반전을 거듭하는 과정에서도 거의 꿈쩍도 하지 않았었던 공매도 세력들의 숏커버가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해보면 결코 예사로운 상승은 아니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상승이 기술적 반등이 아닌 반전이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분기에 한번 정도는 필자의 고객들과 만나서 등산도 가고 경치 좋은 펜션에서 밤새 술 권하며 무용담을 나누기도 했었는데 그런 것 못한지도 벌써 2년은 다 되어 가는가보다.

일단 상승의 배경을 살펴보자.



지난주에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생겼었다. 일단 항상 돈이 없다고 투정만 부렸었던 은행들이 일제히 이익을 발표했었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이 가장 먼저 1월과 2월에는 이익이 났다고 비크람 팬디트 CEO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자신감을 드러내었으며 그 다음 JP 모건에서도 1월과 2월에 이익이 났다고 했다.

그 다음 날에는 BOA가 또다시 1월과 2월에 이익이 났다고 했고 GM이 적어도 3월에는 정부로부터의 지원금 20억 달러가 필요 없다고 발표하면서 급등으로 전환되었다.

은행주로 인해서 주로 하락한 시장이 은행주가 반등을 주고 있는데 하락을 고집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뉴스만 가지고 은행업종의 주가가 45%나 급반전 했다고 보는 것은 좀 무리가 있다.

주가는 오르면 시장 분석가들이 왜 올랐는지를 살피게 된다. 하지만 적절한 이유를 찾지 못하면 대~충 아무 이유나 둘러대려는 경향이 있다. 사실 아무 이유나 둘러 대도 그 이유로 인해 상승을 했는지 아닌지를 가려낼 수 있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원인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이 상승이 단지 낙폭과대로 인한 기술적인 반등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호재를 가지고 있어 반전이 진행 중인지를 가늠할 수 없다.

그럼...단지 은행들이 이익이 났다는 것이 정말 시장을 들어줄만한 호재가 될 수 있었을까?

물론 그럴 수 있다. 지금까지 항상 손실만 발표했던 그들이기에 이익이 났다는 것은 일견 반갑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금융회사들은 아무리 금융경색이 심각하다고 해도 영업활동을 전면 중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영업을 하는 회사가 이익이 나지 않을 수는 없다. 즉 그동안에도 이익은 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엄청난 손실을 발표했었던 것은 단지 매출 총이익이 나지 않아서는 아니었다.

회사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총이익 보다는 자산 가치 상실로 인한 감액상각 등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즉, 자산 상각으로 인해 자본금이 잠식될 위기에 빠진 것이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이었기 때문에 단순하게 이익이 났다는 것만 가지고 단 한 주 만에 업종 지수가 45%나 급등했다는 것을 모두 설명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적어도 한 주간에 한 두 종목도 아니고 전체 업종 지수가 45%나 급등을 했다면 몇몇 회사가 단지 이익이 났다고 해서 전체 은행업종이 몽땅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익이 났다고 한 은행은 겨우 3개 은행이 아니었던가?

그 보다는 지금까지 은행업종을 짓누르고 있었던 요인이 희석되거나 혹은 반전되고 있다는 증거에서 지수 반등의 단서를 찾아봐야 할 것이다.

-매머드급 호재, CDS 청산소가 설립되다.



지난주에는 은행주의 하락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던 몇 가지의 중요한 이슈가 실질적으로 해소될 기미를 보였었다.

그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CDS 정상소의 설립이었다. 한 두 종목의 호재였다면 은행업종 전체를 급하게 올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CDS 정산소의 설립은 업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호재가 될 수 있다.

필자는 작년 중후반부터 월요 칼럼을 통해서 이 위기의 끝을 보기 위한 필요조건 중에 하나로 CDS 정산소가 설립을 꼽았었다.



그런데 지난 주초에 CDS 정산소가 설립되었다. 오랜 시간을 통해서 기다려왔던 뉴스라서 상당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었다.

일단 필자의 글을 처음 읽는 독자를 위해서 잠시 CDS(Credit Default Swap)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하고 넘어가자.

얼마 전에 빈탈랄 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지만...이름은 정말 잘 지어야 한다. CDS를 처음 만든 사람은 1997년에 JP모건의 “브라인드(브라이드) 마스터스”라는 사람이 만들었다. 그의 이름대로 그는 정말 모든 투자자들과 은행들의 눈을 멀게 했다.



투자자는 투자자대로, 투자은행은 투자은행대로 모두 CDS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CDS는 말 그대로 채권에 대한 부도 위험을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세상에 리스크 없는 장사는 없다. 하지만 CDS를 프리미엄을 주고 매수한 사람은 부도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와질 수 있었다. 이는 부도리스크를 따로 떼어내어 거래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리쎄션 국면에서도 대출을 줄이지 않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는 전통적인 리쎄션 국면의 기간적 축소를 만들기도 하면서 전 세계 금융인들을 열광시켰다. 즉 CDS가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은행들은 부도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대출을 줄일 필요가 없었고 그만큼 자금 경색이 확장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었다.

물론 CDS를 발행한 사람은 그 채권의 만기 시까지 부도위험에 대한 무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대신 만기가 지날 때까지 보증을 선 채권이 부도가 나지 않는다면 미리 받았던 CDS 프리미엄은 발행자의 몫이 된다.



이러다 보니 위험을 회피하려는 자와 또한 위험을 이용해서 돈을 챙기려는 자 사이에 거래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CDS 프리미엄에 대한 거래규모는 2005년 말 17조 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서더니만 2006년 말에는 34조 달러로 곧장 두 배가 넘었고 2007년 말에 와서는 또다시 두 배 가까운 무려 62조 달러에 달했다.

지금은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CDS 잔액 규모만도 15조 달러가 넘는다고 하니 이는 미국에서만 미국 전체 GDP와 맞먹는 수준이 폭탄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보통 CDS 프리미엄이 10%가 넘어가게 되면 부도 위험이 커진 것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이는 100만 원 짜리 채권을 사면서 그 부도 위험에 대한 보상으로 10만원을 더 내야만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얼마 전까지 GM의 CDS 프리미엄은 8000BP를 넘어섰었다. 이는 100달러짜리 채권을 보증하기 위해서 80달러가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지 CDS 프리미엄만으로 본다면 GM은 이미 실질적으로 파산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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