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재보선 출마 '승부수'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9.03.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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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13일 4월 재보선 출마를 결정했다. 지역구는 자신을 키워준 텃밭인 전주 덕진이다. 2007년 대선과 지난해 18대 총선 패배 후 1년만의 '컴백'이다.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미국으로 떠난 때부터 따지면 8개월만의 복귀다.

그의 복귀가 다소 이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 전 장관도 이 때문에 막판까지 고심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들도 엇갈린 조언을 했다. "천재일우의 기회"란 출마론과 "좀더 자중해야 한다"는 불출마론이 맞섰다.



이랬던 그가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결국 '원내 진입'이란 실리를 놓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4년 총선 때 '노인폄하 발언'으로 비례대표직을 던지면서 국회를 떠난 정 전 장관에겐 재기의 발판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향후 10월 재보선 출마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기회가 생긴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그를 출마케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 전 장관측 인사는 "재보선 지역이 정 전 장관의 고향이라는 것은 하늘이 준 기회"라며 "원내에 진입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한 그의 승부수가 성공작으로 남을 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정 전 장관의 정치적 입지가 예전만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권 후보였고 지난 총선 때 서울에서 출마했던 정 전 장관이 '쉬운' 길을 택한 데 대한 반감도 걸림돌이다.

일단 공은 당으로 넘어간 상태. 기류는 역시 반반으로 갈려 있다. 당 주류는 다소 못마땅하다는 분위기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당의 책임 있는 모든 분에게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원칙이 중요한 덕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개혁 공천을 강조하는 당내 386들의 입장도 비슷하다.

반면 정 전 장관의 텃밭에서 그를 배제할 수 없다는 현실론도 만만찮다. 이에따라 정 정 장관의 출마 선언을 계기로 당내 갈등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재보선 선거 전략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간 대립 가능성도 나온다.


당내 한 인사는 "출마 여부를 떠나 정 전 장관의 출마가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당이나 정 전 장관 모두에게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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