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03월10일(10:1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외평기금은 올해초 MMF 감소요인으로 작용했다. 외평기금을 통해 참여했던 스왑거래가 만기도래하면서 원화자금 일부가 다시 달러로 바뀌었다. 그로 인한 원화 외평기금 감소 규모를 10월말 달러 종가 평균으로 환산해 보면 68억 달러다.
그러나 이미 불붙은 MMF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다. 외평기금의 자리는 은행이 넘겨 받았다. MMF 설정액은 연초 10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 5일에는 125조원을 넘어섰다.
외평기금 관련 MMF 설정액은 줄었지만 1월 이후 유입되는 자금의 속도는 더 빨라졌다. 1월 18조4626억원, 2월 14조8177억원으로, 지난해 10월 외평기금의 MMF 유입 당시(12조3277억원) 수준을 뛰어 넘었다.
img2.gif이 시각 인기 뉴스
*출처 : 금융투자협회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확대된 금융회사의 잉여 유동성은 MMF로 유입됐다. 은행은 자기자본비율(BIS) 하락과 자산건전성 문제 등으로 대출을 줄였고, 자금 잉여가 장기화됨에 따라 MMF를 선택했다. 1월 이후 MMF로 유입된 자금 가운데 최대 15조원 가량이 시중은행의 돈인 것으로 추산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돈이 은행에서만 돌고 있다"며 "은행에서 MMF로 가면 양도성예금증서(CD)나 정기 예금 형태로 은행으로 환류되고 다시 MMF로 가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회사 등도 장기금리 하락과 투자분에 대한 차익실현 이후 남는 자금을 MMF로 운용했다.
기업들은 자본시장이 해빙된 틈을 타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1월과 2월 두 달간 순발행된 무보증 회사채는 모두 10조58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MMF에 예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img3.gif*출처 : KIS채권평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축소된 가운데 선제적 대출 및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현금성 자산을 유동성 비축을 위해 최대한 단기로 운용했다"며 "대규모 기업 자금이 MMF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의 MMF 설정액도 작년말 27조9822억원에서 2월말 38조1290억원으로 증가했다. 정기예금의 만기도래, 토지보상금 등이 풀렸지만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자금을 MMF로 옮겨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기예금의 경우 지난해 1월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에 나서면서 20.4조원이 순유입됐다. 대부분이 1년 만기로 올 1월에 만기도래했다.
◇ 왜 MMF만 선호했나
단기금융상품 가운데 MMF로만 자금이 쏠린 것은 △금융상품별 타겟 고객층의 차이, △은행 계열 자산운용사, △다른 금융상품보다 높은 수익률 등이 주 요인이다.
MMF와 경쟁관계에 있는 CMA의 경우 주로 개인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월말 기준 CMA의 개인 비중은 88.8%, 법인은 11.2%에 불과하다. 반면 MMF의 법인 비중은 68.8%이다.
또 은행들은 증권사보다는 계열 자산운용사를 통해 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계 자산운용사 6곳의 MMF 법인 설정액은 2월말 현재 37조5819억원으로 전체 법인 MMF 설정액의 43.1%를 차지했다.
img4.gif수익성 측면에서도 MMF에서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 단기 자금 증가 등으로 단기금리가 급락했지만 MMF는 장부가 평가를 하기 때문에 다른 단기 금융상품에 비해 금리가 높다.
하나경연은 "다른 단기금융상품에 비해 다소 시차를 두고 금리가 반영되는 MMF가 일시적으로 상대수익률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투자 메리트가 부각됐다"며 "단기 수익률에 민감한 법인 위주의 자금이 대거 MMF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