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BW 주가희석 유상증자와 맞먹어"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9.03.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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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격 3개월마다 조정, 주가희석효과 배가

기아차가 4000억원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키로 하면서 주주가치 희석우려가 대두됐다. 청약일전과 만기까지 매 3개월마다 행사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어 사실상 유상증자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아차 (105,600원 ▲2,100 +2.03%)는 4000억원의 BW 발행을 공시했다. BW는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사채로, 기아차에서 발행한 BW는 이 회사의 기명식 보통주를 살 수 있으며 주당 행사가격이 6880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신주인수권의 행사는 오는 4월 19일부터 2012년 2월 19일까지 가능하며 채권 액면금액 100%에 대해서 행사가격은 6880원이다. 청약일은 3월16일이며 납입일은 3월 19일이다.

게다가 BW행사 가격은 청약일 3거래일 전인 3월 11일 주가에 따라서 행사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 또 주가하락에 따른 행사가격 하향 조정이 납일인인 3월19일 이후부터 2011년 12월19일까지 매 3개월마다 가능하다.



용대인 한화증권 애너리스트는 "BW행사 가격이 조정 가능하다는 것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3개월마다 보전해주는 것"이라며 "이번 BW발행은 사실상 유상증자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기아차의 보통주는 자사주 48만764주를 포함해 3억4723만455주. BW가 6880원의 행사가격으로 모두 보통주로 전환되면 5813만9535주에 해당해 기존 보통주의 16.7% 희석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발행키로 한 BW의 사채의 표면이자율은 1%, 만기이자율은 5.5%. 조달금리 할인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적잖은 주식희석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아차의 회사채 발행금리를 8%로 가정하면 표면금리 1%와 차이인 7% 만큼의 조달금리에 따른 효과가 나오지만, 발행주식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실제 주당 순이익(EPS) 희석효과는 10%가 넘는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기아차의 실적이 턴어라운드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BW가 기존 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아차 우리사주 조합은 지난 2004년 12월과 2006년 12월에 각각 1만608원과 1만4453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때 매입한 지분은 전체의 6.1%에 달한다.



최근 기아차의 판매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BW 발행에 대한 우려감으로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초 9000원대까지 상승했던 기아차의 주가는 최근 6000원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6일 종가는 6500원에 장을 마쳤다.

기아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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