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가 기준금리 마지노선"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9.03.0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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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에 듣는다] 이도윤 한국운용 채권본부장

"2.00%인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폭은 크지 않다. 물가와 환율 등을 감안하면 1.50%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1.50%가  기준금리 마지노선"


이도윤(사진) 한국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8일 "2월 소비자 물가가 예상보다 높았고 원화약세가 부담되지만 경기부양을 위한 '슈퍼 추경'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12일 금통위에서 2.00%인 기준금리를 1.75%로 0.25%p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보다 높은 2월 소비자물가(4.1%)와 1600원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이 부담스럽지만 실물경기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이라 25bp 추가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행진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게 이 본부장의 판단이다. 즉 " 물가와 환율 때문에 1.50% 수준이면 사실상 제로금리수준이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는 마무리 될 것"이라며 "시장의 관심도 기준금리인하에서 적자국채 발행으로 옮겨갔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금리 추가 하락은 제한된 반면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이 국고채와 신용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특히 안전자산선호현상이 여전히 지배적인 현실에서 국고채 대량 발행은 회사채 금리 반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본부장은 또한 단기부동자금이 MMF로 몰리는 현실도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한계기업이 정리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단기부동화는 자본의 속성상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인정했다. 한계기업 퇴출 등이 가시화돼야 '수익성'을 찾아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본부장은 최근 증권사를 통해 대량 판매되고 있는 소매채권에 대해서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A등급조차 생사여부가 불확실한 기업이 많아 '과거명성'이나 '특정그룹 계열사'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조언이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 일문일답.

" 적자국채 발행규모가 최대 관심사"

- 12일 금통위에서 현 2.00%인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나.
▶ 개인적으로 25bp(0.25%p) 인하를 점치고 있다.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추경을 편성하려는 정부와 정책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물가와 환율 급등으로 동결 가능성도 크다. 만약 동결된다면 기존 국고채 매입 등 양적완화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본다.


3월 인하여부와 상관없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주택담보대출금리 인하 등 기준금리 인하의 긍정적 효과는 이미 나타났다. 앞으로는 부작용을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유동성 함정, 환율불안, 단기부동화 심화 등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받고 있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이들 부작용의 개선추세를 지켜보면서 마지막 기준금리 추가 인하시기를 저울질 할 것이다. 미국 일본과 달리 제로금리가 사실상 힘든 만큼 1.50%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 MMF로 단기부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개선될 전망은.
▶ 국내외 금융불안과 실물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한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MMF로 자금이 몰린 것은 한국은행의 유동성공급 확대와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글로벌 차원의 불확실성이 개선돼야 MMF에서 주식 채권 부동산 등으로 옮겨 갈 것이다. 다만 편입자산(90일 미만의 AA 등급 이상 회사채 등)의 절대금리가 낮아져 신규 유입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다.

- 대규모 국채발행이 회사채시장에 미칠 영향은.
▶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SOC나 미래성장산업에 천문학적 재정을 투자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일자리 창출과 각국의 대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거액의 정부돈이 투입되고 있다. 투자재원은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적자 국채 이외에 다른 재원을 조달하기 힘들다. 경기침체로 세수부족이 예상된다. 한은에서 일시 차입한 금액(한도15 조원)도 이미 절반 정도 사용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적자 국채 발행은 불가피하다.

발행금액이 변수지만 회사채 시장이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 제한된 채권매수기반이 국채로 대거 이동하면 회사채시장은 물량위축과 가격하락(금리상승)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추경 규모와 한은의 국채 매입 여부 등에 회사채 시장의 사정도 달라질 수 있다.



"대규모 국채발행으로 회사채 금리 상승 우려"

- 원화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향후 환율을 어떻게 보고 있나.
▶ 원/달러 환율이 한달만에 200원 넘게 급등했다.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재발과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우려로 달러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여기다 국내 요인들도 원화약세를 부추겼다. 국내은행의 단기외채 만기가 3월에 몰려있어 차환실패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됐다. 외국인 주식 배당금,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지정학적 위험과 외국인 주식순매도 등도 원화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소식도 있다. 2월과 3월 경상수지가 흑자전환(예상)하는 등 가장 확실한 달러 공급원을 마련했다.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가 안정을 되찾을 경우 달러화의 약세전환도 예상된다. 이들 호재와 악재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 중반에서 횡보할 것으로 본다.

- 이자소득세 면제 등 외국인 자금유입 조치가 발표됐다. 실제 자금유입 효과는.
▶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 외환시장 사정을 감안할 때 당장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또한 이중과세 방지협정은 주요국가(현재 73개국)들과 이미 체결됐기 때문에 직접투자 유인으로 작용하기 힘들다. 다만 글로벌 채권지수에 편입될 경우 125억달러 규모의 신규 달러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 최근 소매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소매채권의 장점과 위험요인은.
▶ 무엇보다 소액으로 채권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연7%이상 고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2배이상 높다.
다만 분산투자로 특정 기업의 부도위험을 줄이는 채권펀드와 달리 소매채권은 부도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앞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소매채권투자자도 신용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또한 증권사가 채권펀드보다 높은 마진을 받고 판매, 비용에 비해 수익률이 적다. 급전이 필요할 경우 중도 환매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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