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 "한국은 인터넷규제 부족"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2009.03.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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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 "한국은 인터넷규제 부족"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외국(정부)은 우리처럼 인터넷 규제를 확 풀어주지 않는다"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게임업체인 제이씨엔터테인먼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 장관은 "미국이나 일본같은 선진국이 초고속인터넷망을 깔지 않은 것은 기술이 없어서겠느냐"면서 "국민들이 적응하도록 (정부가) 시장을 조금씩 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인터넷 규제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유 장관은 "우리는 정신없이 IT기술을 개발한데 빠져서 나머지를 보완하지 않아 엉망이 된 것"이라고 덧붙여, 최근 국회에서 계류된 사이버모욕죄같은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날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인터넷업계는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정부가 도입하려는 사이버모욕죄나 포털 모니터링 의무제같은 규제는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인터넷업계의 영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인터넷 규제가 부족한 나라라고 진단하는 대목에선 황당할 따름"이라고 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도 지난달 포털에 게시물 '모니터링'을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국회 문방위에 직권상정되자 "많은 부작용을 낳는 과잉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망 구축과 인터넷 규제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면서 "미국 등이 우리나라처럼 초고속인터넷망을 제대로 깔지 않은 것은 땅이 워낙 넓은데다 인구밀도까지 낮아서 망구축 투자에 따른 사업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유 장관은 이날 또 미디어법에 대해서도 "미디어 관련 법안을 갖고 온 나라가 뒤집어지게 싸움을 하고 있어서, 당장 2012년에 방송·통신 융합이 되는 마당이지만 국회에 가도 이런 것(지원)은 말도 못 꺼낸다"고 말했다.


이어 유 장관은 "저작권법도 통과되지 않았는데 이게 다 인터넷을 억제하려고 한다느니 통제하려고 한다느니 하는 이야기들 탓"이라며 "우리 지적재산권이 엄청난 액수를 도둑맞고 있는데 정치적인 논리 때문에 진도가 안 나간다"고 국회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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