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계속되는 1000선 테스트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3.0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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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여전..'대형주 중심 선별적 매매' 권고

코스피지수는 전일 '놀랍게도' 1000선을 지켜냈다. 오히려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뉴욕 증시의 7000선 붕괴와 AIG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선전이었다. 1100선이 보여줬던 상당한 지지력을 1000선에도 기대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만 하다.

게다가 어제는 좋은 징조들이 나타났다. '로켓 환율'이라고 불릴만큼 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1600원이라는 저항선이 있음이 드러났다. 투신권은 12일만에 순매수를 보였다.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기록했다. 수급을 뒤흔들던 프로그램도 현선물간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호전되며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지수 반등시 가장 먼저 움직이는 대형주들이 오랫만에 강세를 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아직 경계를 풀 상황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유는 뻔하다. 아직 불확실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증시의 불안을 만들어 내고 있는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 문제는 아직까지 시한폭탄이다. 국유화 조치가 씨티그룹, AIG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투자자들을 지배하고 있다. 추가로 손을 벌려야 하는 금융기관이 나오면 주가는 또 한단계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지만 금융불안이 계속되는 한 환율은 상승 압력에 계속 노출돼 있다. 부실화된 금융기관들이 살기 위해 자금 회수와 자산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미 금융시장의 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는 씨티에서 AIG 그리고 그 다음 순으로 이어지는 국유화 및 금융시스템의 악순환 문제가 시장에 불확실성만을 증폭시키며 빠른 시간내에 해소되지 못한다면 지수 1000선의 재붕괴와 함께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일종의 패닉 현상이 부분적으로 재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이같은 불안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등락을 거듭하다 하락 마감했다. 저가 매수 등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은행 시스템이 아직 안정되지 못했고 구제금융 확대가 필요하다"는 발언 한 방에 무너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이명박 대통령처럼) "지금은 주식을 사기에 좋을 때"라고 이례적인 발언까지 했지만 지수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다만 투자에 나선다면 대형 우량주 중심의 선별적인 매매를 권하고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전체가 지지선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박스권 장세에서 통했던 중소형 개별종목의 수익률 게임이 어려워졌다"며 "바닥 확인 후 이뤄질 기술적 반등 국면에서도 개별종목보다 낙폭과대 대형 우량주가 선봉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와 함께 프로그램 매물의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대형주는 선진국 증시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축소가 뒷받침될 경우 최근의 불안한 장세의 대안이 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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