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의 굴욕2'… 샤넬 빈자리 효과 '썰렁'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9.03.0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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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코리아는 지난 1월 29일 영업 마감 후 롯데백화점 본점 등 7개점에서 화장품 매장을 철수했다. ⓒ사진 이명근 기자↑샤넬코리아는 지난 1월 29일 영업 마감 후 롯데백화점 본점 등 7개점에서 화장품 매장을 철수했다. ⓒ사진 이명근 기자


'샤넬의 빈자리' 효과는?

세계적 명품과 국내 1위 유통업체간에 자존심을 건 '세기의 대결'로 이목을 끌었던 '샤넬-롯데 혈투'가 샤넬의 매장 철수라는 초강수로 일단락된 지 한 달이 지났다.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영등포점 등 7개 '알짜' 백화점에서 샤넬이 화장품 매장을 빼자 인근 백화점은 '어부지리'를 기대했다.



그러나 '샤넬의 빈자리 효과'는 미미했다.

3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업계 2위 현대백화점의 서울 소재 점포에서 2월 샤넬 화장품 매출 신장률은 22%로 전체 화장품 매출 신장률(24%)을 밑돌았다. 전년 동기인 지난해 2월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2월 화장품 전체 매출은 15% 신장했고 샤넬 화장품은 이보다 낮은 13% 수준이었다. 샤넬의 롯데백화점 매장 철수로 인한 신규 매출 창출 효과가 거의 없다는 말이다.



명품을 선호하는 VIP고객들이 몰리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도 마찬가지. 2월 한 달간 화장품 매출이 전년대비 22.5% 신장했지만 샤넬 신장률은 15.1%에 그쳤다. 키엘 25.3%, 에스티로더 41.7%, 아모레퍼시픽 59.5%, 랑콤 36.8%, SK-II 110.3%, 시슬리 32.5% 신장 등 경쟁 브랜드와 비교하면 부진하다. 지난해 2월에도 화장품 전체 매출 신장률은 26.4%로 샤넬 신장률은 17.3% 수준이었다.

백화점 업계 화장품 담당 바이어는 "샤넬 브랜드가 롯데백화점에서 철수했지만 고객이 유입되는 현상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인근 롯데 본점에서 샤넬 매장 철수로 다소 효과를 누렸다. 신세계 본점은 롯데 본점과 불과 400여 미터로 인접해있어 일부 고객 유입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본점 화장품 매출 브랜드 순위에서 8위였던 샤넬이 올해 2월엔 6위로 두 단계 올라섰다. 전월인 1월에 비해서도 순위가 한 단계 높아졌다.

롯데백화점도 이렇다 할 '샤넬 후유증' 없이 화장품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2/1~2/22) 롯데백화점 25개 점포 중 샤넬 화장품 매장이 빠진 본점 등 7개 점에서 화장품 매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27% 증가해 나머지 18개점의 매출 증가율인 25%를 웃돌았다. 최근 3개월간 본점 등 7개 점포의 화장품 매출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24%로 나머지 18개점의 증가율(28%)보다 낮았다는 점과 대조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샤넬 철수 후 주요 7개 점포의 매출이 줄지 않고 오히려 효과적인 MD를 통해 매출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샤넬 철수로 헤라·설화수 매장이 가장 큰 수혜를 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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