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화' 된 AIA 지분 매각 어렵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3.03 09:19
글자크기
추가 공적 자금 투입 결정으로 AIG가 추진 중이던 아메리칸인터내셔널어슈어런스(AIA) 지분 매각이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AIG는 2일 적자 누적에 따라 미국 연방 정부로부터 300억달러를 추가 지원받기로 결정했다.
AIG는 정부 지원 댓가로 아시아 생명보험 자회사 AIA와 아시아 50개국에서 영업 중인 아메리칸라이프인슈어런스(알리코) 지분을 우선주 형태로 정부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한국 AIG생명도 AIA 소속으로 사명도 AIA로 바꿀 예정이다.



미 정부가 300억달러를 추가 지원하는 대신 AIG는 AIA 지분 상당량을 정부에 넘긴다. 사실상 '국유화'된 AIA 지분 매각 조건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AIG는 앞서 정부로부터 받은 15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상환하기 위해 200억달러 규모의 AIA 지분 과 알리코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해왔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영국 푸르덴셜, 캐나다 맨유라이프 등 보험사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이 중 AIA 지분 매입에 관심을 보였다.

AIA는 AIG의 핵심 사업 부문으로 알려져 있다. 13개국에 걸쳐 보험고객수만 2000만명이며 지난해 순익은 약 2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로 지분이 넘어가게 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AIG는 이번 합의에 따라 AIA의 지분을 특수목적회사(SPV)에 이전하고 SPV의 보통주를 받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자금 지원 댓가로 SPV의 우선주와 5% 배당을 받는다.

이때 FRB가 받는 우선주의 규모는 FRB가 직접 작성한 AIA 가치평가액을 기초로 결정된다.



이에 따라 지분 매각 작업 역시 FRB의 AIA 가치평가 이후로 미뤄질 공산이 크다. 한시가 급한 건 사는 쪽이 아닌 파는 쪽이다. 사는 쪽 입장에선 AIA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변할지, FRB가 AIA 자산에 어떤 가격을 매길지 느긋하게 지켜보고 판단을 내려도 늦지 않다.

이 경우, AIG는 결국 AIA 지분 매각에 대한 기존 시나리오를 전면 수정해야 하는 또다른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