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추락하는 주가에 KT '속타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9.03.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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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2000억 주가부양책 약발 이틀만에 끝나고...주가 이틀연속 하락세

속절없는 주가하락으로 KT (41,800원 ▲100 +0.24%)의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주가하락이 합병의 발목을 잡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내놓은 무려 1조2000억원 규모의 주가부양책을 무색케 만들며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KT 주가는 2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3만6700원으로 지난 27일 종가 3만7450원에 비해 750원(2%) 떨어졌다.



지난달 27일 주가도 전날 종가 3만8100원 대비 650원 하락한 3만7450원으로 장을 마쳤다. KT가 지난달 25일 내놓은 주가부양책의 약발이 겨우 이틀만에 소멸된 셈이다.

지난달 25일 이석채 KT 사장은 긴급 간담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5년간 5000억원 규모의 인건비용 절감, 합병 이후 당기순이익의 50%의 주주환원정책 유지 등 총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주가부양책을 제시했다.



이는 동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으로 인한 국내 증시의 하락세와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의 지속적인 이탈로 하락세를 보이는 주가를 붙들기 위한 KT의 고육책이었다.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물량이 늘어 합병비용 증가 등으로 합병을 강행하더라도 경영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가부양책이 나온 25일 당일 KT주가는 전날 3만5800원에 비해 2000원이나 오른 3만7800원을 기록했다. 상한가까지 치고 올라가진 못했지만, 주가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에 KT는 모처럼 활짝 웃었다. 주식매수청구가격인 3만8358원과의 격차도 600원 이내로 좁혔다.

그러나 KT의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날 주가는 전날대비 소폭(300원) 오른 3만8100원으로 장을 마감, KT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어 주가는 27일 하락세로 돌아섰고, 2일 현재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강력한 주가부양책의 제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이틀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및 환율급등 등으로 국내 증시까지 내리막을 걷고 있어 추가적인 주가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KT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현재로선 딱히 추가적으로 내놓을 마땅한 주가부양 카드가 없는데다, 내놓는다 해도 시장에서 통할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주가 유지의 관건인 외국인 투자자들도 지속적으로 이탈하고 있다. 합병을 공식화한 지난 1월 21일 40.52%에 달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KT지분율은 2일 현재 38.77%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는 상황에서 KT가 너무 성급하게 주가부양책을 꺼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T 관계자는 “모든 종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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