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 會社債權者, 뿔났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3.02 08:13
글자크기

워크아웃 채권은행, 만기연장 통보 원리금 지급요구 맞불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 대상으로 지목된 P산업과 W건설의 채권은행이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회사채권자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채권은행이 만기가 돌아온 채권의 원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지 않은데다 만기 연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 기업의 회사채나 자산유동화증권(ABS)에 투자한 기관과 개인투자자는 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P산업의 600억원어치 '무보증 회사채 69회'는 지난 1월23일 만기가 돌아왔으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회사채 투자자에게 이자만 지급하며 만기 연장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회사채는 KB투자증권이 발행주관사를 맡았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중순 판매사를 통해 회사채 투자자를 불러모아 이같은 내용을 통보했으나 투자자들의 반발로 무산된 후 현재까지 추가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 채권은행단은 만기에 원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기한이익상실'이 발생, 오는 7월 만기가 돌아오는 3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 75회' 투자자도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됐는데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P산업의 회사채를 판매한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앞둔 기업의 경우 채권단은 관례적으로 개인투자자에게 조기상환을 해준 뒤 기업구조조정 작업을 실시했다"며 "이번처럼 일반인들에게 만기를 연장하고 더구나 만기일과 이자율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참여하라는 건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W건설의 대구 월배지구 아파트단지 개발의 ABS에 투자한 개인들도 돈을 떼일 처지에 몰렸다. 이 회사는 자회사인 시행사 `월드H&C'를 통해 `월성제1차메르디앙유동화전문회사'란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고, 400억원어치의 ABS를 발행해 1047명의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했다.


이 아파트는 현재 공사 진행률이 90%에 달하고 분양률도 94%일 만큼 상황이 좋아 은행 채권단에서 공사를 계속하기 위해 200억원(미정)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6월 아파트 준공을 마무리짓고 분양금을 받으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구조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오는 9일 만기가 돌아오는 200억원과 9월 만기인 200억원의 ABS 모두 원리금을 지급하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만기 연장에 동의해달라고 요구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구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폭락한 상태라 현재의 분양률은 의미가 없다"며 "ABS 투자는 손실을 감수하는 투자상품이므로 하루빨리 사업을 진행하고 원리금을 받으려면 개인들도 우선 만기 연장에 응하는 고통분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